차원 간 상전이 응용한 소자실현 제안
[서울=뉴시스]문효민 인턴 기자 = 한양대(총장 이기정)는 박문집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자의 이동 차원을 제어할 수 있는 '차원 간 위상 상전이' 현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물리학 이론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차원 축소 개념을 물질 내부 균열을 이용해 실제로 구현함으로써 전자재료 연구 분야에 중요한 돌파구를 열었다고 한양대는 설명했다.
우리는 3차원 공간에서 살며 전자는 물질의 구조에 따라 이동 방향이 제한된다.
2차원 물질에서는 전자가 면을 따라 움직이고, 1차원 선에서는 선을 따라, 0차원에서는 특정 점에 갇히는 식이다.
이러한 이동성 차이에 따라 전류가 자유롭게 흐르는 도체, 흐르지 않는 부도체, 특정 조건에서 전류를 조절할 수 있는 반도체로 물질의 특성이 분류된다.
특히 위상부도체는 물질 내부는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표면에서는 금속 성질을 보이며 물질의 차원 축소와 함께 전자의 이동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만 제시돼 왔다.
박문집 교수팀은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인 MoTe₂에 외부 압력을 가해 내부 균열을 만들고 주사 터널 현미경 탐침으로 1차원 경계면을 형성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한 경계면에서는 금속 특성을, 다른 경계면에서는 위상부도체 특성을 보여 전자의 이동 차원을 실험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균열의 끝점인 1차원 모서리에서는 전자가 특정 점에 갇히는 0차원 양자점 현상도 확인했다.
이는 물질 내부 균열을 활용해 2차원, 1차원, 0차원을 넘나들며 전자의 이동 차원을 제어한 중요한 실험적 성과로 평가된다고 한양대는 전했다.
박문집 교수는 "해당 연구는 기존 이론물리학의 관심사로 국한돼 왔던 차원 축소 개념을 실험적으로 구현하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도체·부도체 상전이 뿐만 아니라 차원 간의 상전이를 응용한 새로운 전자재료와 장치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해당 논문 'Hierarchical zero- and one-dimensional topological states in symmetry-controllable grain boundary'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29일 자로 게재됐다.
한양대는 이번 연구가 위상 물리학을 이용한 전자재료 연구에서 다양한 전자 및 광전자 장치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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