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부상 당한 삼성 원태인 대신 대표팀 합류
2018 아시안게임 후 6년만…"책임감 크게 느껴"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프로야구 LG 트윈스 임찬규가 대표팀에서 달라진 역할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임찬규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비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에서 낙마한 원태인의 대체 선수로 발탁된 임찬규는 이날 첫 훈련에 합류했다.
이로써 임찬규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훈련 후 취재진을 만난 임찬규는 "대표팀에 처음 가는 느낌이다. 그만큼 오래됐다. 그때는 어린 나이에 형들이랑 함께했는데, 지금은 동생들이 더 많다. (고)영표 형이랑 잘 이끌어서 밝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합류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는 지난 11일 발표된 35인의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랬기에 추가 합류 역시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손주영 선수가 빠지면서 다른 대체 선수들이 들어가지 않았냐. 그래서 내가 절대 될 일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원태인 선수가 부상당했을 당시 김태균 선배님의 어린이 야구캠프에 참가하고 있어서 부상 소식도 듣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님 전화도 처음엔 못 받았고, 제안을 받고서야 상황을 다시 검색해 찾아봤다"고 전했다.
류 감독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임찬규는 충북에 있었다. 류 감독의 제안에 바로 "된다"고 답한 그는 밤 10시가 넘어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임찬규는 "감독님이 직접 전화주셨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무조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만약 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대표팀에도, LG 트윈스에도, 팬들에게도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 바로 체크에 나섰다. 다행히 몸 상태도 좋고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나와서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6년 전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그는 약체 홍콩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4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임찬규는 "이제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에 대해 마냥 좋기만 할 수 없다. 대표팀에서 제게 원하는 모습이 있는 만큼 그에 부응하기 위해 더 신중하고 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원래 원태인 선수의 자리였던 만큼 그에 대한 무게감도 느낀다"고 진지한 얼굴을 보였다.
실제 임찬규는 실력 면에서도 더욱 성장했다.
2018년 평균자책점 5.77을 기록했던 그는 올해 25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10승(6패)을 올렸다.
특히 포스트시즌(PS)에선 더욱 강력한 피칭을 선보였다
임찬규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두 경기에 선발로 나서 합계 11⅔이닝 3실점(2자책점) 호투로 팀을 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또한 그는 시리즈 전적 0승 2패로 밀리던 PO 3차전에도 등판,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챙겼다.
임찬규는 "일단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의심보다는 자신감으로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며 "포스트시즌의 좋은 흐름을 되찾기 위해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의 대표팀 합류 소식에 LG 동료들도 축하와 응원을 보내줬다.
임찬규는 "선수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는데, 오늘 막상 오니 고맙게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대해줬다. 염경엽 감독님도 '네 공을 처음 보면 치기 쉽지 않을 거다. 하던 대로 상대해라'고 말해주셨다. 생소함으로 한번 승부해 보겠다"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