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사건' 발발 포항 요양병원서 이번엔 '욕창 미스터리'

[포항=뉴시스]안병철 기자 = 최근 한 달 사이 살인 사건 2건이 잇달아 발생한 경북 포항 한 요양병원에서 지난해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70대 여성 몸에서 장례 도중 욕창이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11일 포항 상원동에 위치한 B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도중 같은 해 5월25일 오후 8시42분에 숨졌다.

A씨의 유가족들은 장례 도중 A씨 몸에 생긴 욕창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병원을 상대로 소송 중에 있다.

B병원에서 발급한 사망진단서를 보면 A씨의 사망 원인이 고혈압, 치매, 폐쇄성 골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 발급한 입·퇴원 확인서에는 병명이 고혈압, 치매, 척추 부위 골절, 기타 척추증, 욕창 3단계 등이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A씨가 이 병원 입원 전에는 욕창도, 치매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유가족 C씨는 "어머니는 병원 입원 전 치매는 없었고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됐다"며 "욕창이 발견됐으면 치료해야 하는데 병원은 알면서도 치료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A씨의 진료비 내역서에는 간기능 보조제, 마약성 신경안정제, 신경안정제, 소화제만 처방됐고 욕창과 치매에 대한 치료제는 처방되지 않았다.

이 병원의 진료기록지를 보면 A씨가 숨진 당일 오전 10시30분 A씨의 맥박이 측정되지 않았고 임종 전 증상인 '체인스톡 호흡'을 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에 의료진은 A씨에게 산소호흡기로 산소를 공급하고 약물 등을 투입했지만 사망했다.

그럼에도 A씨의 진료비 내역서에는 숨진 당일까지 식사비가 청구돼 있었다.
 
C씨는 또 "간호사가 얼마나 구박했으면 어머니가 간호사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C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A씨가 "병원에서 약을 밥에 섞어준다"는 말에 "누가 섞어주냐?"고 물었고, A씨는 "이런 소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요양사한테 이런 말 하지 마, 나한테 뭐라고 한다"며 "요양사가 쫓아온다"고 했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4월23일 C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부터 등 중간 옆쪽이 헐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C씨는 다음날 병원에 전화해 A씨의 건강 상태를 물었으나 이 병원 간호사는 "요즘 A씨의 표정이 많이 편안해 보인다"며 "건강 상태도 체크하고 있고 원장님도 괜찮다고 했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유가족들은 A씨가 숨진 뒤 이 병원 앞에서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였고 병원은 유가족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가 돌연 고소를 취하했다.

C씨는 "병원에서 미리 가족에게 알려줬더라면 다른 병원이라도 가서 치료를 받았을 텐데 병원이 면회도 못 하게 하고 욕창도 숨겨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포항시북구보건소는 현재 B병원 등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하는 한편 행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뉴시스는 병원 측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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