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 마친 유난희…이달 초 롯데홈쇼핑 통해 복귀해
"논란의 쇼호스트 기용, 도움될 지 여부 더 지켜봐야"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TV홈쇼핑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인이 된 개그우먼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쇼호스트 유난희씨가 롯데홈쇼핑을 통해 방송에 복귀하면서 제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유난희는 이달 초부터 롯데홈쇼핑에 게스트로 출연해 패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송은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에 시작하며, 유난희는 중소 패션 상품 협력사의 상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롯데홈쇼핑은 첫 방송을 기부 방송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유난희의 게스트 출연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난희는 지난해 2월 CJ온스타일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 판매 방송을 하던 중 "모 여자 개그맨이 생각났었어요. 피부가 안 좋아서 꽤 고민이 많으셨던. 아 이거(화장품)를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실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고인이 된 코미디언이 생전 피부질환으로 지병을 앓으며 고통을 받았던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난희가 '고인을 모독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소비자 민원을 접수했다.
CJ온스타일은 유난희가 직접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점과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한 점, 유난희의 출연을 무기한 정지한 점 등을 해명했지만 방심위는 CJ온스타일 방송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유난희는 1년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난 3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매주 영상을 올리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롯데홈쇼핑 방송을 시작하게 된 이달부터는 이날 현재까지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홈쇼핑 방송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된 쇼호스트 정윤정은 한 차례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이후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정윤정은 지난해 1월 현대홈쇼핑 생방송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됐고, 방심위는 현대홈쇼핑에 법정 제재인 '경고' 조치를 했다. 현대홈쇼핑은 정윤정의 무기한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정윤정은 지난해 10월 NS홈쇼핑 화장품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려다 여론이 악화되고 방심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복귀가 무산됐다.
방심의의 주의와 경고는 제재 단계에서 차이가 있지만, 법적 제재로 향후 방송사 재허가와 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중징계에 속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방송 심의규정을 여겨 중징계를 받게 한 쇼호스트가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롯데홈쇼핑이 마지막 카드로 유난희를 선택한 것 같다"며 "유난희도 긴 시간 자숙을 했고, 지속적으로 사과 해온 점을 고려하면 복귀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방심위의 제재는 잘못을 저지른 개인이 아닌 업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복귀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이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의 중심에 선 쇼호스트를 기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롯데홈쇼핑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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