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인 유족 11명 참석…비용 우리 측 부담

기사등록 2024/11/20 16:14:06

최종수정 2024/11/20 18:16:16

참석자급·추도사 문구 등 확정 못해…외교부 "협의중"

유족 설명회 못 연 채 전화로 추도식 참석 의향 파악

[서울=뉴시스] 일본 사도시 니카타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일본 사도시 니카타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오는 24일 개최되는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인 피해자 유가족 10여명이 참석한다.

그러나 개최일까지 나흘 앞둔 시점에 추도식에 참석할 일본 중앙정부 인사의 급과 함께 추도사 문구 등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본의 약속에 대한 진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1시 일본 사도섬 서쪽에 있는 니가타현 사도시 시민문화회관인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현지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의 주관으로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린다.

개최일은 일본 측이 당초 합의했던 '매년 7~8월중' 보다 3개월여 미뤄진 것이다.

한일 간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던 추도식 명칭에 '감사'라는 표현은 빠졌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조선인 노동자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 강제성을 부정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도식 장소는 100명 가량 수용 가능해 협소한 편이다.

일본 측에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실행위원회로부터 초청받은 인사들로 구체 인원과 명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 참석자의 급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 총리 교체와 중의원(하원) 총선거 등 일본 내 정치 변화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정무관급 이상 고위 관계자 참석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정무관은 일본 정부부처에서 부대신(차관)보다는 직위가 낮은 차관급이다.

이에 따라 우리 측 정부대표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중에서는 현재까지 11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참석 희망자 중 피해 생존자는 없다.

외교부는 한일 간 협의가 답보에 빠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유족 설명회를 열기가 어렵게 되자 행정안전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연락처 제공에 동의한 20여 명의 유족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피해 생존자가 1명 있었으나 고령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 정부대표로 누가 참석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진정성 있는 추도식을 위해 협의 초반부터 고위급 참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조만간 확정되리라 기대한다. 일측 급에 맞춰 우리도 확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많은 분들이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면서도 "장소가 실내여서 수용 인원 제한이 있는데다 여권 발급과 같은 행정적 사안이 있다보니 올해 못 가더라도 한일 간 합의에 따라 매년 개최되는 만큼 이 경우 계속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추도식 식순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과 양국 정부대표의 추도사 및 헌화 정도만 협의됐을 뿐이다.

관심사는 일본 측 추도사에 '조선인'이 언급될 지 여부다. 일본이 그간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조선인만이 아닌 사도광산에서 일한 전체 노동자를 기리는 행사임을 강조해온 만큼 조선인 언급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당국자는 "추도의 진정성을 보여주도록 일본 측과 식순과 추도사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추도식에서 (참석)유족들이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추도식 전날인 23일 출국해 추도식에 참석한 뒤 우리 정부가 마련한 '사도광산의 한국인 노동자시설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26일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만 유족들의 경비를 초청국인 일본이 아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추도순례 사업 비용으로 충당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초청에 따른 제반 경비는 초청국에서 부담하는 것이 관례다.

이 당국자는 "주관기관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것이고 우리 측이 (참석)명단을 보내는 것은 맞지만 비용은 우리가 댄다"면서 "매년 개최되는 추도식에 희망하는 유족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재단의 추모순례 (비용)기준과 유사하게 맞춰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도광산은 한국인 1500명이 강제 노역한 금광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해오다 지난 7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와 매년 추도식 개최 등의 조치를 하기로 한 데 따라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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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인 유족 11명 참석…비용 우리 측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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