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온라인소비 1%p↑, 상품물가 상승률 0.07%p↓
숙박음식업·도소매업 고용 줄고 창고업은 늘어
"도·소매업 온라인 판로 확대 지원…재교육 강화"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일상이 된 온라인 소비가 물가상승세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하지만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소비가 1%포인트(p) 증가하면 상품 물가 상승률은 0.07%p 감소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고용은 각각 2만3000명, 1만9000명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은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KDI 현안분석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최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상품소비가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소매판매액이 감소세를 보이고 민간소비도 낮은 증가율을 보이지만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거래에 제약이 있었던 코로나19 위기 당시에 온라인 소비 비중이 크게 확대된 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의 경우, 유통단계 축소, 인건비·매장유지비 등을 줄여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인터넷상 가격비교가 용이해 공급자간의 경쟁을 강화시켜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온라인소비 비중이 1%p 상승하면 당해 연도 상품 물가상승률이 0.07%p 하락시키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온라인 소비비중은 14%에서 27%로 상승했는데, 8년간 소비자물가를 2.4% 낮췄다. 소비자물가에서 상품이 약 44.8%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1.1%가량 낮추는 효과를 냈다.
반대로 온라인소비 확대는 고용을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낳는다. 김지연 총괄은 온라인 소비와 밀접한 3개 업종인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의 취업자 수를 고용변수로 사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업종별로 상이했지만 대체로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는 충격이 발생한 1~2분기 후 영향이 극대화되고, 1~2년 후에는 그 영향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반응이 가장 크게 나타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온라인 소비 비중이 1%p 증가했을 때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분기 후 최대 2만7000명 축소됐고, 2년가량 유의미한 파급효과가 지속됐다.
도·소매업도 같은 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최대 2만7000명 축소됐다. 하지만 숙박·음식점업보다는 충격의 영향이 단기에 그쳤다.
반면, 운수·창고업에서는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같은 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만7000명 확대됐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경제 전반적으로는 고용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온라인 소비 비중이 1%p 확대된 한 분기를 포함해 1년 동안의 평균 고용 반응을 보면, 숙박·음식점업(-2만3000명)과 도소매업(-1만9000명)의 감소 폭이 운수·창고업(+8000명)의 증가 폭을 상당히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연 총괄은 " 전자상거래 기술 발전과 온라인 소비 확대로 인한 경쟁 촉진의 결과 발생하고 있는 물가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의 독과점화로 저해되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 반면 노동시장에서는 고용 간, 업종 간 고용 조정을 촉발하고 있어 이에 대응한 경제·사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도·소매업 종사자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택배·물류 부문의 성장과 함께 특수고용직 등 기존의 취업 형태와 성격이 다른 근로자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해 보다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