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2억대 포토존"… 제3자가 나주시에 선급금 입금 종용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전남 나주시가 '2024 영산강축제'를 위해 설치한 포토존 조형물을 놓고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계약 당사자도 아닌 제3자인 여성사업가 B씨가 포토존 제작 선급금 입금을 채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B씨는 지난해 말부터 '종합건설회사 대표 겸 디자이너' 직함의 명함을 들고 나주시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나주시에 따르면 영산강 정원 포토존 조형물은 나주시가 지난 9월12일 나주 동수농공단지 입주업체 A사에 '1인 견적 수의계약(제조·물품)' 방식으로 1억9632만8000원에 발주했다.

직접 생산 인증을 근거로 농공단지 입주업체와는 금액 제한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해서다.

A사와 계약한 조형물은 '입구 게이트존 입간판'을 시작으로 마지막 '대형 달 조형물'까지 크게 8가지 디자인 콘셉트로 구성됐다.

나주시는 A사와 계약 하루 만인 9월13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포토존 제작에 필요한 재료비 구매 성격의 선급금 1억1178만4000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논란은 이 시점에서 출발한다.

지난달 추석 연휴가 끝난 시점에서 B씨가 나주시 관광과 담당자 C씨에게 'A사에 연락해서 선급금을 빨리 입금해 줄 것'을 부탁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당시 B씨가 일단 5000만원을 받았는데 이 금액으론 포토존 제작에 착수할 수 없으니 A사에 연락해서 선급금 잔액을 추가로 빨리 입금하게 해달라"고 부탁 재촉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 해줬다.

포토존 제작 계약과 무관한 제3자인 B씨가 선급금 입금을 채근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대목이다.

이는 A사가 포토존을 농공단지에서 직접 제작하지 않고 B씨에게 제작을 의뢰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정황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A사가 아닌 B씨가 다른 업체에 의뢰해 제작했다면 A사는 '직접 생산 계약 위반'에 해당된다. 

A사 대표는 선급금을 B씨에게 입금했는지 여부를 묻자 "포토존 제작에 필요한 자재 구매비는 본인인 직접 사용했고, 조만간 제출할 정산 내역서를 보면 입증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A사는 나주시가 몇 차례 요청한 농공단지 입주 공장에서 포토존을 제작했다는 작업 과정을 증빙하는 사진 제출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선급금 입금을 채근한 B씨와 관련된 의혹은 이어진다.

포토존 조형물 제작·설치 계약 주체인 A사가 나주시에 제출해야 할 성격의 '포토존 제작 설치 용역 내역서 수정안'(재료비·인건비 등 산출) 파일을 B씨 건설회사 직원이 지난 9월9일 나주시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발송해서다.

B씨 회사의 또 다른 직원도 조형물 현장 설치를 증빙하는 작업 모습이 담긴 사진 파일 수십 개를 나주시에 이메일로 보내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B씨에 대해 나주시를 통해 수차례 연락을 요청했고 B씨가 대표로 재직한다는 종합건설회사 여직원을 통해 전화로 해명을 요청했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나주 영산강 포토존 조형물 계약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접한 시민들은 "시 자체 감사로는 의혹 규명이 불가하다"며 "수사 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