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위치 설명 잘못, 원래 지명 모르게 해놓은 것 등도 밝혀
“지역·지명 소멸시대에 전국적 지명조사 다시 이루어져야”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는 사천시 지명 4494개 가운데 37.6%인 1690개가 ‘한국지명총람’에 누락됐다고 27일 밝혔다.
박 교수는 26일 경상국립대 인문대학에서 ‘지명어 연구의 지평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0회 한국지명학회 전국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한국지명총람의 성과와 한계’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지명총람’에 수록된 지명 설명의 오류와 수록되지 않은 지명에 대해 발표했다.
박 교수는 한글학회에서 20년에 걸쳐 펴낸 ‘한국지명총람’에서 지명 4494개 가운데 2804개만 수록하고 나머지 1690개는 수록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한국지명총람’은 한글학회에서 1966년부터 1986년까지 20년 동안 당시 문교부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지명을 지역별로 정리해 간행한 최고 권위의 총서로서 지명 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도로명 주소를 정하거나 지역별로 지명유래집을 발간할 때는 어김없이 ‘한국지명총람’을 참고로 한다.
박 교수는 사천·삼천포 통합 30주년 기념 사업으로 ‘사천지명사 및 우리 마을 이야기 편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사천시 전 지역을 조사해 ‘한국지명총람’ 뿐 아니라 기존의 ‘지명유래집’과 ‘읍면지’ 등의 자료와 현지 조사 자료를 분석해 이번 학술대회에서 성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박 교수는 기존 자료에서 1138개, 현지 조사에서 552개의 지명이 ‘한국지명총람’에 수록되지 않았음을 밝힌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110년 전에 존재한 마을임에도 마을 이름이 ‘신금(新琴)(사천시 용현면 금문리)’임에 이끌려서 그 설명을 ‘금문리에서 으뜸 되는 새로 된 마을’이라고 풀이해 놓은 것과 마을 위치 설명을 잘못해 놓은 것도 밝혀냈다. 그리고 ‘민재봉’을 ‘민제봉’으로 수록해 놓거나 ‘곰솔밭거리’를 ‘공솔밭거리’로, ‘언안들’을 ‘은환들’로 수록해 놓아 지명의 원래 모습을 알기 어렵게 해놓은 것도 있음을 밝혔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지명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뜻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전문학자들의 연구와 조사는 아직 없다"며 "지역 소멸과 더불어 지명도 소멸해가는 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지명조사가 다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이번 연구에서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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