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대포밥 아닌 쿠르스크 균형 뒤집을 수 있는 특수부대
북한, 전투병 파병으로 빚진 러시아 믿고 대담한 행동 가능성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군의 병력 파견이 현실화하면서 그 의미와 파장에 대한 분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폴린폴리시(FP)는 23일 투입되는 북한군의 전투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지만 결국은 러시아를 구제하고 한국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기 지원과 달리 전투병 파병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주는 의미가 달라서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등 그 파장은 유럽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전장에도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 전쟁 균형 바꿀 파괴력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하루에 약 1000명의 병력을 잃어 북한군 병력 1만 명이 얼마나 소용이 있을까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들은 러시아의 징집병이나 죄수들과 다르다.
한국 정보부는 북한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의 일부로 보고 있다. 11군단은 18개 여단, 20만 명으로 구성된 북한군의 최정예로 잘 먹고, 잘 훈련되고, 극도로 세뇌되었으며, 침투 작전에 능하다.
한 한국 국방분석가는 “이 부대는 공격 및 방어 작전 모두에서 상당한 위협을 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들을 우크라이나가 진격해 들어온 쿠르스크에 투입할 수 있다. 11월 초 최전선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곳은 러시아 영토여서 북러간에 6월에 맺은 상호방위 협정의 조건에도 맞는다. 협정에 따르면 양측은 상대방이 자국 영토에서 무력 공격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돕도록 했다.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에서 균형을 이뤄주면 러시아는 도네츠크 방어선을 뚫을 가능성이 있는 남쪽으로 병력을 재배치해 자포리자나 드네프로에서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쿠르스크의 세력 균형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투 의욕이 있는 1만 명’ 이면 ‘전력 승수(force multiplier)’로 작용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유라시아 프로그램 수석연구원 롭 리는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군의 수나 구성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자국만으로는 안되고 서방 국가들이 반드시 대응해야 할 위협이라고 확신할 만큼 북한군 투입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 빚진 러시아 믿고 대담한 행동 가능성
북한은 무기 뿐이 아닌 실제 병력 파견으로 방위 관계의 본질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지원은 물론 현대 전쟁에서 절실히 필요한 전투 경험, 거기에 한반도에는 더 많은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레이철 리 연구원은 “무기를 보내는 것과 달리 병력을 보내는 것은 또 다른 수준의 투자와 헌신”이라며 “더 큰 투자이기 때문에 더 큰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선금없이 군대를 보낼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드론 사용 등 전쟁 경험 기회도
북한군은 러시아 극동에 있는 동안 이미 드론 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한국이 베트남에서 미국을 도운 후 군대를 현대화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데서 북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첼 리는 김정은이 새로운 러시아와의 협력관계와 수백만 발의 포탄에 달하는 러시아의 빚에 용기를 느낀다면 한반도에서 더 공격적인 노선을 취할 수 있는 힘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푸틴에 대한 영향력을 키웠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러시아에 의지할 이유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중국 뿐 아닌 러시아 개입도 걱정해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의 영향은 한반도 뿐 아니라 전세계에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접촉과 정보 공유를 강화했다.
북한군의 러시아에서 철수를 요구한 한국은 우크라이나로 비살상 지원 물품에서 살상용 무기 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는 지구 반대편에서의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북한 포로를 심문하는 데 도움이 되는 통역자를 파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쿠르스크를 한반도의 대리전으로 바꿀 수 있다.
한국의 한 분석가는 ““북한이 러시아에 실제 전투 병력을 배치하면 이는 장단기적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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