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불참기류 확산…'대표성 부족' 반쪽출범?

기사등록 2024/10/24 11:30:00

최종수정 2024/10/24 14:14:15

의협·전의비 이어 전의교협도 불참 의사

당사자 전공의·의대생 빠져 대표성 의문

의정 '의대생 휴학 승인' 두고 입장차 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교육부는 2025학년도 복귀를 조건으로 의과대학 학생들의 휴학을 허용하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의대생들이 내년 3월 초 수업에 복귀할지 여부를 답할 '시한'을 각 대학에서 정하는 절차를 7일부터 시작한다.  논란이 된 의과대학 수업연한(현행 6년) 1년 단축 방안을 두고는 도입 여부를 각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2024.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교육부는 2025학년도 복귀를 조건으로 의과대학 학생들의 휴학을 허용하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의대생들이 내년 3월 초 수업에 복귀할지 여부를 답할 '시한'을 각 대학에서 정하는 절차를 7일부터 시작한다.  논란이 된 의과대학 수업연한(현행 6년) 1년 단축 방안을 두고는 도입 여부를 각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2024.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8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의대생들이 신청한 휴학 승인 여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커 또 다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지난 22일 협의체 불참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전날 긴급 총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여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의교협 측은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하고, 정부 측에서 문제해결에 적합한 인사가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협의체 참여 결정을 유보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가 불참 의사를 밝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입장이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허울 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다시 한번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태 파악과 상황 판단에 꽤나 문제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한 대표는 의사 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두 단체 회장을 향해서는 "다시 한 번 숙고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혹여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시길 바란다"면서 "정치인들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이 온들 쉬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젊은 의사들에게도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썼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2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21. [email protected]

특히 국민의힘은 "전제 조건 없이 일단 협의체부터 출범시키는 게 시급하다"며 일단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단체 만이라도 포함시켜 협의체를 개문발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22일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와 정부가 '의대생 휴학 승인'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협의체 출범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교육부가 의대생의 휴학을 허용해야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단체는 지난 22일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의대생 휴학 허용'을 첫번째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들 단체는 "의대생이 제출한 휴학계가 협의체 발족에 앞서 대학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허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대협회는 이달 말까지 의대생 휴학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각 대학 총장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정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출범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면서 '조건부 휴학 승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의대생이 내년 1학기 복학을 약속할 경우에만 휴학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야당도 전공의와 의대생의 참여 없인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계와 야당이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반쪽 출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단체들조차 정부와 입장차가 커 협의체 구성이 쉽지 않다"면서 "설령 반쪽 출범을 한다 하더라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빠져 있어 대표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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