波 라디오, 저널리스트 해고 후 AI 진행자로 방송 재개…논란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폴란드의 라디오 방송 OFF 라디오 크라쿠프가 저널리스트들을 해고하고, 인공지능(AI)이 생성해낸 '진행자'로 다시 방송을 시작, 논란을 일으켰다.

OFF 라디오 크라쿠프는 몇 주 전 저널리스트들을 해고했었는데, 이번 주 다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AI가 창조해낸 가상 캐릭터가 이들을 대체하는 폴란드 최초의 실험"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남부 크라쿠프에 있는 이 방송국은 3개의 아바타가 성적소수자(LGBTQ+)들의 우려를 포함한 문화, 예술, 사회 문제에 대해 말함으로써 젊은 청취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마르친 풀리트 방송국장은 "AI는 미디어, 라디오 및 저널리즘에 대해 기회인가 아니면 위협인가?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이 라디오 방송의 쇼 진행자였던 언론인이자 영화평론가 마테우시 뎀스키가 22일 "직원을 AI로 대체하는 것"에 항의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한 후 이 방송국의 시도는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뎀스키는 "우리 모두를 강타하는 위험한 선례"라며 "수년 간 미디어 분야와 관련된 경험 많은 직원들과 창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기계로 대체되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뎀스키는 "23일 오전까지 1만5000명 이상이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백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그들 중 다수는 그러한 실험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이었다고 말했다.

2022년 2월부터  OFF 라디오 크라쿠프에서 일하면서 전쟁을 피해 대피하는 우크라이나인들과의 인터뷰를 지난 8월까지 진행했던 그는 OFF 라디오 크라쿠프가 납세자 지원 공공 방송국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퓰리트 국장은 AI 때문에 해고된 기자는 없지만, 청취율이 거의 0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크르지스토프 가우코프스키 디지털부장관 겸 부총리는 22일 뎀스키의 호소문을 읽었다며 AI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X에 "AI 개발을 지지하지만 AI의 광범위한 사용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사람들에 해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