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김건희 여사 참석한 2~3시간 행사에 9700만원 사용"

[서울=뉴시스]박영주 구무서 정유선 기자 =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한 자살예방 행사에 9700만원의 정부 예산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1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괜찮아, 걱정마 마음건강을 위한 대화'라는 제목의 행사에 총 9700만원의 행사비가 사용됐다.

당시 행사엔 김 여사 이외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네이버 대외정책 대표, 정신건강 활동가, 자살시도 후 회복자, 자살예방 서포터즈, 자살 유족, 자살위기극복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등 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 사용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행사장소 2일간 대관료 1600만원 ▲음향·조명·LED Wall 등 무대설치비 5300만원 ▲협약식 영상 및 배너 디자인·제작비 1000만원 ▲기타 참석자 기념품, 패널 참석·교통부, 현장 운영비), 대행수수료 등 1800만원이었다.

예산 출처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자살 고위험군 발굴·지원사업' 중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자살 고위험군 발굴·지원사업은 전액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의 세부사업이다.

이에 대해 김선민 의원은 "복지부가 두세시간짜리 행사를 위해 1억 가까운 예산을 사용한 것은 김건희 여사가 참석하지 않았다면 있기 어려운 일"이라며 "오후 2시 행사를 전날부터 대관해 세팅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예산은 복지부 스스로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의 정서적 안정과 회복 및 자살 재시도 방지를 위한 예산'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이 사업과 김건희 여사의 행사가 무슨 관련이 있길래 예산을 가져다 쓴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김 여사가 참석한 행사라 특별히 고액의 예산이 투입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조 장관은 "응급실 기반 자살 고위험군 사후관리 예산사업이 143억원인데 8월까지 보니 불용액이 예상됐다. 불용 예상액 20억원 중에 1억원을 사용한 것"이라며 "저도 그때 행사에 참여를 했는데 과도하게 데코레이션을 하고 그런 행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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