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마켓, 트럼프 64% 해리스 36%
증권가 "첨단제조세액공제 감소 우려"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2차전지·친환경 관련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 종목을 편입하고 있는 KRX 2차전지 TOP10지수는 지난 22일 3667.13로, 이달 들어 1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14.40%), LG화학(-10.80%), LG에너지솔루션(-7.96%), 포스코홀딩스(-13.90%), 포스코퓨처엠(-12.20%) 등이 줄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15.07%), 에코프로(-13.77%), 에코프로머티(-20.98%)도 급락했다.
친환경 업종도 급락 중이다. 태양광업종인 한화솔루션(-20.70%), SK이터닉스(-14.7%), HD현대에너지솔루션(-13.27%), 풍력발전 회사인 씨에스윈드(-18.26%)가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2차전지·친환경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성적도 좋지 않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2차전지 탑10레버리지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6.91%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14.20%), HANARO Fn 친환경에너지(-8.32%), TIGER 2차전지TOP10(-7.74%),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7.22%), RISE 2차전지TOP10(-7.11%), KODEX 기후변화솔루션(-6.65%) 등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이달 초부터 자신과 팽팽한 경합을 해온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앞서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 현재 해리스 당선 가능성은 36%, 트럼프 당선 가능성은 64%를 나타내고 있다.
2차전지·친환경 업종은 트럼프가 당선된 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무효화 시도에 나서고 미국 민주당의 전기차 활성화 등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로 매년 조 단위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최악의 경우 IRA를 무력화하고 보조금 혜택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전기차 전환에 대해 꾸준히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으며, 세액 공제를 비롯한 현 정부의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iM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는 '트럼프 트레이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임할 경우 전기차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 2차전지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장정훈 연구원은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 의무 명령을 폐기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전방 전기차 수요 둔화 뿐만 아니라 북미 현지에 대규모 생산 캐파를 늘린 한국 2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과 첨단제조세액공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트럼프 우세 여론 조사가 늘어나면서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그린산업 관련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하지만 4년의 집권으로 그린산업의 대세를 무너뜨리기 어렵고, 2년 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트럼프 정책의 영향력 극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트럼프 1기 집권 직후 테슬라, Vestas 등 그린산업 관련주가 단기간에 회복했고, 2019년부터 주가 급등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가 당선돼도 202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민주당에게 넘어갈 가능성 높다"며 "탄소중립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따른 그린산업 성장은 글로벌 트렌드로, 관련주 매도 자제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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