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심근병증 신약 급여…"환자 돌연사 불안 증폭"

기사등록 2024/10/21 11:03:49

최종수정 2024/10/21 11:54:16

비대성 심근병증, 국내 추정환자 최대 25만명

근본치료 가능한 신약 나왔지만 급여는 '아직'

약가 협상 장벽에…"치료 골든타임 놓칠 우려"

[서울=뉴시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HCM)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약가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HCM)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약가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HCM)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약가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BMS제약의 '캄지오스'(성분명 마바캄텐)는 지난 7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보험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후 정해진 60일의 약가 협상(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기간을 넘겼음에도 아직까지 협상 타결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다.

캄지오스는 비대성 심근병증의 근본 원인을 표적할 수 있는 최초의 신약이다. 먹는 경구약임에도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키고 심장 구조개선 효과까지 보여 '먹는 수술'에 비유될 만큼 주목 받았다.

비대성 심근병증(HCM) 환자들이 캄지오스 보험 적용을 기다리는 이유는 돌연사 위험 때문이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인 HCM은 두꺼워진 심장 근육이 대동맥으로 혈류가 나가는 통로를 막아 호흡곤란, 흉통은 물론 실신, 부정맥, 심방세동, 심부전 등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돌연사다. 돌연사는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첫 번째 임상 증상으로 바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젊은 환자에서 그 위험이 크다. 실제로 HCM은 젊은 층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20대 HCM 환자의 사망 위험은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 인구보다 4배 이상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다른 증상과 함께 돌연사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약 급여 논의가 지연되며 치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한국BMS제약 '캄지오스'. (사진=한국BMS제약 제공)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BMS제약 '캄지오스'. (사진=한국BMS제약 제공) 2024.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국내 전체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수는 약 10만~25만명(유병률 기준)으로 추정된다. 상당한 규모지만 HCM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실제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2만2567명에 불과하다. 전체 추정 환자의 10~15%다.

HCM은 가장 흔한 유전성 심장질환이기도 해 미진단 환자뿐 아니라 잠재 환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자 수가 약가 협상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9월 열린 국회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환자는 돌연사 위험에 놓인 젊은 환자들을 안타까워하며 캄지오스 급여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HCM 환자에게는 매일이 포기의 연속"이라며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해 대학과 직장 생활을 시작할 젊은 환자들이 이 병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같은 병을 앓고, 같은 나이대의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젊은 환자들이 돌연사의 불안과 두려움 속에 갇혀 앞날이 막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약가 협상이 더 지연된다면 연내 캄지오스의 건보 적용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동안의 논의와 절차를 다시 반복해야 하며 이로 인해 환자들이 기약 없이 치료를 미뤄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신약 접근성 저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복지부 등 보건당국이 합리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하고 있어, 캄지오스의 급여 향방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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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심근병증 신약 급여…"환자 돌연사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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