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73) 대통령이 20일 정식 취임해 앞으로 5년간 국정 운영에 들어갔다.
자카르타 타임스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8대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서 연설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도전과 장애물,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역사는 영웅주의와 희생, 용기로 가득 찬 역사다. 용감한 국가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국가"라며 자신에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를 비롯한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10년 만에 새로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대체로 계승하면서 외교와 국방에 좀 더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오는 2045년 선진국 진입을 겨냥해 제조업 등 산업 고도화를 추진할 포부인데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는 지적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경제학자인 아버지 슬하에 태어났다. 군 간부 등을 거쳐 2019년부터 국방장관을 맡았다.
빈민 가정 출신인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에 비해선 성장 배경이 아주 좋은 편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회 의석 가운데 80% 이상을 장악한 연립여당을 통해 공약을 강력히 밀고 나갈 전망이다.
정부 조각 과정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은 각 정당에 각료 자리를 할당한 결과 부처급 기관 수가 기존 34개에서 10개 이상 늘어나게 됐다.
프라보워 정부는 조코 위도도 정부의 주요 정책을 이어받으면서도 소득격차 해소 등 독자색도 내보인다.
전국 초등고생 8000만명에 대한 무상급식을 하고 빈곤층을 중심으로 주택 300만채를 매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외교와 방위 문제에 전임 정부 이상으로 역점을 두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3월 대통령에 당선한 이래 이미 20개국 가까이 방문했다.
일본과 프랑스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중립외교'의 기치를 들었다. 한국은 국방장관 시절인 2021년 4월 찾은 바 있다.
조코 전 대통령이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외교를 전개한 반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아세안 안전보장 등에 대한 관여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력 확충을 추진하면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인 국방예산을 점진적으로 국제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근년 들어 중국과 경제적 유대를 강화한 반면 미국 등 서방과는 군사 측면에서 제휴를 긴밀히 했다.
경제는 5% 안팎에서 움직이는 성장률을 8% 이상 고도성장으로 높일 생각이다. 제조업 진작을 통해 목표를 실현할 심산이다.
가령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니켈을 미가공 상태로 수출하는 걸 계속 제한하고 인도네시아에서 가공을 의무화해서 부가가치 높은 제품으로 생산 수출하도록 한다.
제조업은 GDP 대비 20% 정도인데 비중이 계속 저하하고 있다. 1998년 민주화 이래 진입장벽이 낮은 자원사업에 연달라 진입한 게 영향을 미쳤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프라보워 대통령 당선인과 가진 통화에서 "10월 인도네시아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방산, 전기차, 인프라 등 분야에서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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