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강서구청장 "노벨상 받은 한강처럼 초심으로 구정 전념"[인터뷰]

기사등록 2024/10/24 09:29:29

지난 18일 뉴시스와 취임 1년 기념 인터뷰

"10월11일 밤 떨림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구로구청장 사퇴에 "판단 잘못 됐다 생각"

"경찰 후배들, 늘 바라봐야 할 것은 국민"

"따릉이 1위 마곡지구, 활력 넘치는 도시"

향후 행보 질문에 "구정에 온전히 집중"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전국적으로 화제를 뿌리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취임 1년을 맞은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이 노벨문학상 수상 후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한강 작가처럼 초심을 유지하며 구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 구청장은 지난 18일 구청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취임 1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간이 참 빠르다. 아직도 지난 보궐선거 과정에서 느꼈던 간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강서구를 지키고 변화를 바라는 구민들의 뜨거운 염원을 확인했던 10월11일 밤의 그 떨림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취임 1년째가 되던 시기 진 구청장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장면은 다름 아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이어진 작가의 소감이었다.

진 구청장은 "한강 작가가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가서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일상의 평범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이런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며 "노벨상 수상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평범함과 일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을 중시했다. 저렇게 사는 게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진 구청장 역시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던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30년 이상 경찰로만 일했던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를 폭로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과 경합 끝에 승리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일약 주목 받는 정치인이 됐다.

진 구청장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선거였지만 들뜬 선거 과정을 빨리 잊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며 "구정 업무에 천착하고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생각했고 그 마음이 지금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제가 항상 잊지 않고 새기는 것은 '처음처럼, 한결같이'라는 마음가짐"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느꼈던 절실함과 간절함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초심 그대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주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구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초심을 강조하는 진 구청장에게 이웃 구로구에서 벌어진 일은 안타까웠다.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보유 주식 백지신탁에 불복하며 전격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진 구청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 선출직으로서 꼭 가져야 될 첫 번째 덕목"이라며 "어떤 변명이라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이 잘못됐다 생각한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라고 언급했다.

1년에 걸친 구정 경험에서 진 구청장이 느낀 것은 경찰 행정보다 자치 행정이 더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는 "경찰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답을 찾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답을 찾았을 경우는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자치 행정에서는 답이라고 생각하면 답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조화롭게 절충하고 타협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어떻게 듣고 또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냐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30여년간 몸담았던 경찰 조직을 바라보는 심경은 복잡했다. 진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문제 등으로 경찰 후배들이 사법 처리되기도 하고 그런 것을 지켜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며 "현장에 있는 경찰관이든 아니면 경찰의 수뇌부든 늘 바라봐야 될 것은 국민이다. 그게 흔들리는 경우도 가끔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진 구청장이 지난 1년 간 가장 집중했던 사안은 김포공항 고도 제한 문제였다. 강서구는 김포공항으로 인해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 제한에 묶여 주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컸다. 고도 제한으로 15층 이상 건물을 짓기 어려워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졌다. 빌라 등 노후 저층 주거지가 형성된 탓에 대규모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진 구청장은 고도 제한 완화는 김포공항뿐만 아니라 전국 14개 공항에 모두 해당되는 사안이라며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강서구의 97.3% 정도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꼭 변화를 줘야 된다"고 밝혔다.

진 구청장은 "강서구가 마련한 고도제한 완화 기준안에는 기존 45m의 높이 제한을 80m까지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구가 마련한 기준안이 실현되면 재개발·재건축 추진과 지역 균형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구청장이 관내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곳은 마곡지구다. 2007년부터 시작돼 17년 간 진행된 마곡지구 개발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산업단지는 209개 기업과 입주 계약해 LG, 코오롱, 이랜드, 롯데, 넥센 등 175개 기업이 입주했다. 주거단지는 17개 단지 중 15개 단지가 입주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청장년 인구가 유입되면서 마곡지구의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 이용량이 1위에 올랐다. 진 구청장은 "마곡나루나 마곡역 쪽에 지하철을 타고 와서 따릉이를 이용해 사무실로 출근하고 퇴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것"이라며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는 곳이다.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곡지구에 있는 마이스(MICE) 단지 조성 사업을 중심으로 김포공항 도시재생혁신지구 개발, 가양동 CJ공장 부지 개발 등 신경제축은 강서구를 서울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진 구청장의 핵심 전략이다.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 역시 주목 받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강서구는 2030년까지 UAM(도심항공교통) 등 복합환승시설을 준공하고 2033년까지 항공업무시설과 첨단산업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 2조96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진 구청장은 김포공항 혁신지구가 구민들의 생활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공항이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만 가는 장소였지만 앞으로는 쇼핑도 할 수도 있게 된다"며 "주민친화적인 시설이 들어오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도시에 가까이 있는 외국의 공항 중에도 주변에 산업 시설과 기반이 잘 구축된 곳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며 "우리도 항공과 관련된 여러 산업이라든가 관련 기업들이 더 많이 들어온다면 훨씬 의미 있는 진전이 된다"고 평했다.

진 구청장은 낡은 현 구청사를 옮기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977년에 준공된 현 강서구청 본관은 노후화됐다. 게다가 가양동 별관, 화곡동 별관, 강서구의회, 강서보건소 등으로 분산돼 있어 주민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불편이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2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신청사는 마곡지구에 들어선다. 지난해 6월 착공해 지난달 기준 공정률은 28%다.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마곡동 745-3번지 일대에 건립 중인 강서구 통합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8층, 연면적 59,377㎡ 규모로 구청 본관을 비롯해 보건소, 구의회 등이 한 곳에 집중된다.

진 구청장은 "강서구 통합신청사가 건립되면 강서세무서, 출입국관리소, 남북통합문화센터 등과 함께 공공기관 행정타운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강서구청 청사는 공공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진 구청장은 "현 청사 부지 일대 도시관리계획(강서지구 중심 지구 단위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청사 주변 환경 및 여건 분석, 신축·리모델링 등 개발방식, 재원 마련 방안, 지역주민 의견 수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를 2년 남긴 진 구청장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가능성 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본인은 이를 일축하며 구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 구청장은 "현 시점에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아직 임기가 2년가량 남아있는 만큼 지금은 구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구정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또 "구청장으로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이 자리가 정말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구민들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현장에서 제 결정과 행동이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책임감과 동시에 보람을 느낀다"며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강서구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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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훈 강서구청장 "노벨상 받은 한강처럼 초심으로 구정 전념"[인터뷰]

기사등록 2024/10/24 09:29:2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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