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편의성 높이고 특화점포선 주말 영업
통역 서비스 제공…외국인 직원 배치하기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주말에도 영업하는 외국인 특화점포를 열고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모시려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운영 중인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는 32곳에 달한다. 은행의 일반적인 영업시간과 달리 일요일에도 운영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점차 늘어나는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대면 및 비대면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국내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63만9521만명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최근 외국인 고객을 위한 '외국인 전용 영상통화 실명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인 고객이 신한 쏠(SOL)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상담사와 영상통화로 실명확인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외국인 등록증을 보유한 외국인 고객이 대상이다.
전담 상담사가 고객과 영상통화를 진행하면서 실명확인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를 비롯해 15개 언어를 지원한다. 기존에는 외국인 고객이 실명확인을 위해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은행 입출금 계좌를 통한 '1원 송금 인증'을 거쳐야 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입출금 계좌·체크카드 비대면 신규 서비스도 6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경기 평택시에 외국인 전용 특화점포 '평택외국인센터점'을 열었다. 특화점포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으로 영어, 태국어, 말레이어 등 38개 언어의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업무 안내 디지털기기, 다번어 서양식 작성 도움 프로그램 등도 도입됐으며 외국인 창구직원을 배치했다.
평일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 영업도 시행한다. 의정부, 안산, 김해, 천안 등 전국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 인근 16개 영업점의 일요일 영업을 시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 전담창구인 '글로벌 데스크'를 지난달 추가 설치하면서 전국 총 8개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이중 의정부금융센터와 김해금융센터 등은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매주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글로벌 데스크에는 외국인 직원을 배치해 계좌개설, 환전·송금뿐만 아니라 맞춤형 금융상품 상담도 가능하게 했다.
국민은행은 대표 플랫폼 'KB스타뱅킹'의 다국어 페이지에 7월부터 인도네시아어 서비스를 더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캄보디아어, 베트남어 등을 제공 중이다.
또 외국인근로자 전용 외환송금센터를 운영 중이며 주말에도 문을 연다. 인천국제공항지점에서는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출국만기보험 지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민, 취업 등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앞으로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은행들이 최근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향후 성장성을 보고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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