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무죄"…2심 첫 재판 앞두고 탄원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원단체들이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에 대한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의 무죄를 항소심 재판부에 탄원했다. 교실 속 '불법 녹음'이 판을 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동조합연맹·실천교육교사모임·새로운학교네트워크 5개 교원단체는 17일 오후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무죄 판결을 촉구했다.

교원단체들은 지난 2월 특수교사 A씨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 유예를 받은 뒤로 "교실은 불법 녹음의 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1심에서 고소인 측의 불법 녹음 자료가 법적 증거로서 인정받았다는 점이 교사들에게는 가장 개탄스럽다"며 "지난 1월11일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부모가 교실 수업을 녹취한 자료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는데, 학생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불법녹음의 위법성이 조각됐다"고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취지가 장애 학생을 분리하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며 "장애 아동을 정상성에서 배제하고 별개의 특별한 집단으로 분리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들은 학부모가 '정서적 아동학대'를 이유로 정당한 생활지도를 하려는 교사를 상대로 무고성 신고를 남발하는 교권침해 문제도 거론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사들은 '정서적 아동학대'가 현장에서 오남용 되고 있다며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A씨가 주씨 아들의 돌발행동을 온전히 다룰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원단체들은 "피고 교사는 과밀 특수학급을 운영하며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느라 이미 지쳐 있던 상황이었다"며 "학생은 여러 이유로 특수학급에만 분리돼 있던 상황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사(A씨)는 학생의 돌발행동을 중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고, 그 상황에 적합한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이런 고려와 참작 없이는 결국 단편적이고 기울어진 판결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기소된 A씨에 대한 수원지법 형사6-3부(부장판사 김은정 신우정 유재광)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13일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수업 중 주씨의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네,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같은 A씨 발언은 주씨 아내가 아들의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로 녹취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이 사건 쟁점이었던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A씨에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전체적 발언이 교육 목적 의도인 점을 참작해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그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되는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A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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