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114만가구 중 10만가구만 이용
대전·세종·충남 '0건'…전북·경남 한자릿대
사업자 34곳 중 13곳서 이용가구 '0가구'
허성무 "제도의 전국 확산에 속도 내야"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가구 형태 변화와 함께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도입된 도시가스 자율안전점검제도가 시행 4년이 됐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이용률이 0%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도시가스 사업자 수요 가구인 2114만 가구 중에서 지난해 자율안전점검을 실시한 가구는 10만4000가구로, 자율안전점검제도 이용률은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가스 자율안전점검제도는 지난 2020년 10월 시행됐다. 점검 거부 세대가 늘어나고, 폭언이나 폭행 등 위험에 노출된 안전점검원 처우개선 등을 위해 신설됐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비대면도 자율안전점검제도 도입 취지와 맞아 떨어졌다.
전출·장기부재 등으로 안전점검이 불가능하거나 가스사용시설 사용자가 안전점검을 거부하는 경우 사용자 동의를 얻어 자율안전점검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도시가스 공급업체에서 배포하는 자율점검표와 안전점검 안내 영상 등을 활용해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면 안전점검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다만 자율안전점검을 받았을 경우 차기 안전점검은 공급업체가 직접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자율안전점검 이용률이 0%대에 머무르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가구가 아닌 안전점검 불가 가구수인 293만 가구와 비교해도 이용률이 3.5%에 그치기 때문이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안전점검 대상 가구가 850만 가구로 가장 많은 서울은 자율점검 이용가구가 1만161가구다. 두 번쨰로 대상 가구가 많은 경기도(694만가구)는 자율점검 이용가구가 4만3099명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서는 자율점검 이용가구가 0가구로 아예 없었고, 울산(45가구)·전남(35가구)·전북(6가구)·경남(1가구)도 두 자릿수 이하였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전체 34개 사업자 중에서 13개 사업자는 자율점검 이용가구가 0가구였다. 이용가구가 두 자릿수 이하였던 사업자도 8개 사업자에 달했다.
허성무 의원은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일 필요 없이 사용자 스스로 점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등에게 유용한 제도지만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충분히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사용자 자율안전점검 제도의 전국 확산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