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강세지역' 금정, 당 안팎 악재에 박빙 승부
한동훈, 금정서 총력전 끝에 수성…인천 강화도 승리
텃밭 지킨 한동훈, 윤 대통령과 독대서 김건희 문제 강하게 거론할 듯
"양측 머리 맞대 당정 갈등 수습하고 지지율 끌어 올릴 해법 찾아야"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최영서 기자 = 10·16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 부산 금정구청장 재선거에서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야권 단일화 등 당 안팎의 악재에도 금정 수성에 성공하면서 총력전을 펼친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 리더십 위기는 불식시켰다. 국민의힘은 인천 강화군수 재선거에서도 승리해 재보선 4곳 중 텃밭 2곳 수성에 성공했다.
한 대표는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요구할 전망이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간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인식차가 큰 상황이지만 한 대표의 요구를 대통령실이 무조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정은 부산에서도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으로 꼽힌다. 금정구는 제13대 총선에서 분구된 이후 줄곧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국회의원직을 독식했다. 지방선거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진이 남은 2018년 7대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구청장직을 내리 차지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60.7%를 얻었다. 같은해 치러진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고(故) 김재윤 전 금정구청장은 62.0% 득표를 기록했다. 올해 22대 총선에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득표율 56.6%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 윤한갈등 등 연이은 악재로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제2의 정권 심판'을 들고 나오면서 한때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박빙' 지역이 됐다.
한 대표는 선거 기간 5차례 금정을 찾아 지역 일꾼론을 호소하며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섰다. 선거 기간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김 여사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자 대통령실에 문제 해결을 공개 요구하며 사태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한 대표는 공식 사과부터 공개 활동 자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불기소 처분 반대, 대통령실내 김건희 라인 인적쇄신까지 김 여사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해 요구사항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친한계는 이르면 17일 검찰이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민심 악화와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공세를 막기 어려워진다고 보조를 맞추고 있다. 대통령실 일부 비서관과 행정관을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하고 인적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친한계 핵심 당직자는 "금정 승리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고 가야 한다는 한 대표의 문제 의식이 맞다는 걸 유권자들이 인정한 것"이라며 "한 대표에게 힘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재보선을 계기로 대통령실에 김 여사 문제 해결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인식차가 크기 때문에 선뜻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봤을 때 당정은 하나다. 대통령 잘못이든 당 잘못이든 동반 책임"이라며 "두 사람 모두가 당정 갈등을 수습하고 추락한 당정 지지율을 끌어올릴 대책을 하루 속히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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