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살자 역대 최대 우려…예방 전담조직 신설해야"

기사등록 2024/10/16 16:31:34

최종수정 2024/10/16 20:00:16

제7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 개최

"지자체·경찰서 자살예방 전담 조직 설치를"

"자살예방법 개정해 기금 6800억원 조성을"

[서울=뉴시스]제3기 국회자살예방포럼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2024 제7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국회자살예방포럼 제공) 2024.10.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제3기 국회자살예방포럼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2024 제7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국회자살예방포럼 제공) 2024.10.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올해 국내 자살 사망자 수가 2011년 1만906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자체와 경찰서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자살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약 6800억 원의 자살예방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문제인 자살을 효과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차 나왔다.

제3기 국회자살예방포럼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2024 제7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사무처장은 "정책 결정의 후순위(중앙 및 지자체)로 밀려 있고 사회적 낙인, 자살예방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국내 자살률이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자살예방 조직 마련과 선진국 수준의 자살 예방 예산 확보가 필수"라고 밝혔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3978명으로 전년(1만2906명)에 비해 1072명 늘어났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전년(25.2명) 대비 2.1명 증가했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2551명)수와 비교하면 5.4배 더 많다. 일본의 자살률보다 1.55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0.7명)보다 2.4배 높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2024년 월별 자살자 수 잠정 통계를 보면 1~3월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자살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2011년 1만906명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1만6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무처장은 "하루 35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10·20·30대 사망 원인 1위일 정도로 자살은 사회적 문제인 만큼 자살 예방 대책 조정과 통합을 수행할 대통령 직속 자살예방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면서 "보건복지부에 자살예방정책국을 설치하고, 17개 시도, 지자체, 지역 경찰청 및 경찰서에 자살 예방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자살예방 관련 부서는 보건복지부 내 정신건강정책국 소속 자살예방정책과가 유일하다. 17개 시도와 지자체, 경찰청과 경찰서에 자살예방 담당 과가 전무하다. 반면 영국은 2018년 고독 조사 연구, 정책개발 조정,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을 추진하는 고독청(Ministry for Loneliness)을 설치해 자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자살예방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자살예방법 개정을 통해 약 6800억 원의 자살예방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실련의 자살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국 229개 지자체의 자살예방 예산은 전국 지자체 총 예산(255조 원)의 약 0.023% 수준(약 596억여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살예방기금은 응급의료기금의 100분의 20(약 500억 원), 주세법에 따라 징수하는 주세의 100분의 10(약 3600억 원), 복권기금법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의 100분의 10(약 2800억 원)등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고옌리(Goh Yen-Li) 싱가포르 국립정신건강연구소 교수는 '싱가포르의 자살과 정신건강 정책'을 주제로 2020년 3월부터 도입된 '자살 제로 싱가포르'를 소개했다. 싱가포르는 젊은층 자살율(10~29살)이 20~30%대(2017~2023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했다.

고옌리 교수는 "자살률을 낮추려면 효과적인 정신건강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면서 "경찰이 싱가포르 정신건강 연구소(IMH) 정신병원위기대응팀과 협력해 자살 위험자를 조기에 식별해 지원하는 '위기지원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자살 건수는 전년보다 32.4% 감소한 총 322건으로 집계됐다.

캐롤린 승연문(Carolyn Seungyoun Moon) 영국 NHS 노스 런던 정신건강 보건국 포렌식 법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영국의 자살 예방 노력으로 정신보건법 시행과 국가시스템을 소개했다. 지난 6월 기준 영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0.2명으로, OECD 평균(10.7명)보다 낮다.

캐롤린 교수는 "영국은 정신보건법 시행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모든 정신과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입원시킬 수 있는 권한(비자발적 입원)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도 일대일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2023년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의 비자발적 입원 건수는 약 2만8천 건이다. 이 중 환자들로부터 이의 제기가 이뤄진 것은 약 4300건(15.5%)이었고,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은 135건(0.48%)에 그쳤다. 

영국 정부는 내년 4월까지 정신과 응급 환자들을 위한 예산으로 1억5천만 파운드(약 2700억 원)도 추가로 지원한다. 캐롤린 교수는 자살률을 효과적으로 낮추려면 지역사회 정신건강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교흥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는 “자살 사망자 수가 1만3천978명으로 전년보다 8.3%(1072명) 증가했다"면서 "자살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인 만큼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는 “자살 사망자의 대부분이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주변인이 그 신호를 인식하는 비율은 22.7%에 그친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자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정책적 지원을 지속할 때 안타까운 자살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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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살자 역대 최대 우려…예방 전담조직 신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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