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 재산·소득 늘었다…24% "웬 상속? 배우자와 쓸 거야"

기사등록 2024/10/16 12:01:57

최종수정 2024/10/16 14:02:16

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가구 소득 3469만원…금융 소득 1699만↑

'노인이라 생각' 나이 2020년보다 1.1세↑

평균 2.2개 만성질환…11% "우울감 느껴"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3.10.11.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3.10.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최근 3년간 노인들의 소득·자산·교육 수준이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 기준은 평균 71.6세로 3년 전보다 1.1세 상승했다.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스마트폰을 보유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노인들의 가족·사회관계, 경제 상태, 건강 및 생활 상황 등에 관해 조사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이 조사는 65세 이상 1만78명을 대상으로 191개 문항에 관한 방문·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산·소득·교육 수준 모두 늘었다…新노년층 비중 확대

노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69만원으로 3년 전인 2020년(3027만원)보다 442만원(14.6%) 증가했다. 2008년 1668만원, 2011년 2161만원, 2014년 2305만원, 2017년 2590만원에서 2020년 3027만원으로 3000만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도 크게 늘어난 셈이다.

개인 소득은 2164만원으로 3년 전(1558년)보다 606만원(38.9%) 불었다. 금융자산(4912만원)과 부동산 자산(3억1817만원) 역시 2020년보다 각각 1699만원(52.9%), 5634만원(21.5%) 증가했다. 부동산 자산 보유율은 97.0%로 2020년(96.6%)보다 0.4%포인트(p) 올랐다.

가구 소득의 구성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53.8%, 공적이전소득 25.9%, 사적이전소득 8.0%, 재산소득 6.7% 순이었다. 2008년 대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14.8%p, 공적이전소득은 4.9%p 늘었지만, 사적이전소득은 22.4%p 쪼그라들었다.

고등학교 졸업(고졸) 비율은 2020년(28.4%)보다 2.8%p 늘어난 31.2%였다.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는 7.0%로 3년 전보다 1.1%p 늘어나는 등 교육 수준도 높아졌다.

고령자 10명 중 4명에 가까운 39.0%는 일을 하고 있었다. 종사 직종은 단순 노무(33.0%), 농림어업 숙련노동(20.3%), 서비스 종사자(14.4%), 판매 종사자(12.5%) 순이었다.

"노인이라 생각" 평균 71.6세 …10명 중 6명 "정보화 사회 어려워"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은 평균 71.6세로 3년 전(70.5세)보다 1.1세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69세 이하'라는 응답은 20.9%였고 '70~74세' 44.6%, '75~79세' 21.4%, '80세 이상' 13.0% 등이었다.

재산 상속 방식에 대해서는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이 51.4%,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 24.2%, '부양을 많이 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 8.8%로 나타났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녀에게 더 많이 상속'(8.4%), '장남에게 더 많이 상속'(6.5%), '사회에 환원'(0.6%) 등이었다.

특히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중이 2020년 17.4%에서 24.2%로 크게 상승한 반면,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 비중은 21.3%에서 6.5%로 급감했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에 많이 진입했고 인구도 많다"며 "이 분들이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하기 보다는 본인들이 사용하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가치관이 변화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선호하는 장사 방식은 '화장 후 납골당'이 38.0%로 가장 많았으며 '화장 후 자연장'(23.1%),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19.6%) 순이었다. 매장을 선택한 비중은 6.1%로 2020년보다 5.5%p 감소했다.

응답자 중 경로당을 이용하는 비중은 26.5%였으며 친목 단체에 참여하는 비중은 54.2%를 기록했다. 경로당 이용 비중은 1.6%p 감소했지만, 친목 단체 참여는 10.1%p 증가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현상'과 관련해서는 고령자의 67.2%가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2020년 56.4%에서 지난해 76.6%로, 컴퓨터 보유율은 12.9%에서 20.6%로 상승했다. 스마트워치 보유율은 2.1%로 집계됐다.

디지털 접근에 관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는 노인 맞춤형 스마트기기 이용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29.5%, 정보화 교육 다양화 27.4%, 스마트기기 이용료 지원 21.9% 순이었다.

노인 평균 2.2개 만성질환…11% "우울감 느낀다"

우울 증상을 가진 고령자는 11.3%로 3년 전보다 2.2%p 감소했다. 최근 1년간 낙상사고를 경험한 노인도 1.6%p 줄어든 5.6%였다. 최근 1년간 병·의원 외래진료를 이용한 비율은 68.8%로 2020년보다 1.8%p 줄었다.

노인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은 35.9%.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은 13.9%였다. 신체 기능 상태를 평가한 결과 18.6%는 기능상 제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옷 입기, 세수·양치, 목욕 등)과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식사 준비, 빨래, 집안일 등)을 합산해 산출했다.

신체적 기능상 제한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 중 47.2%는 돌봄을 받고 있었다. 돌봄 제공자에 대한 질문에는 가족이 81.4%로 가장 많았다. '장기요양보험서비스'도 30.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돌봄서비스가 충분하다는 응답은 49.4%, 보통 32.2%, 부족하다는 응답은 18.3%였다. 필요 사항으로는 기능회복훈련·재활서비스가 37.0%였으며 서비스 내용 다양화(25.7%), 시간 확대(24.0%) 순으로 응답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갑자기 큰돈이 필요할 때' 등 상황에 처할 경우 도움을 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한 노인은 전체의 6.6%였다. 구체적으로 65~69세 4.6%, 70~74세 5.2%, 75~79세 7.4%, 80~84세 8.7%, 85세 이상 12.9%로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증가했다.

가구 형태는 부부 가구(55.2%), 1인 가구(32.8%), 자녀 동거 가구(10.3%) 순이었다. 1인 가구 비율은 3년 전보다 13.0%p 늘었으며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는 2.0명에서 1.8명으로 감소했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65~69세가 별거, 이혼 등 1인 가구 상태로 노년에 진입했다"며 "85세 이상 사별 비율이 높은데 본인 소득이나 재가서비스가 확충됐기 때문에 자녀와 같이 안 사는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중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2%로 노인 부부 가구(48.6%)에 비해 낮았다.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64.9%였으며 전체 노인의 9.2%는 연락할 수 있는 자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주거·일자리·의료·요양·돌봄 등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식사, 세탁, 돌봄 등 일상생활 서비스가 제공되는 다양한 주택 보급을 확산하고 노인 일자리를 202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 수준까지 확충한다.

재택의료센터는 올해 95개소에서 2027년까지 전국 250개소로 확산하고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도 전국화할 계획이다.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고도화도 추진한다.

임을기 국장은 "이번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하는 노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변화된 정책 여건에 맞춰 어르신들의 활기차고 존엄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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