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오 군사분계선 이북 일부 구간 폭파
수십개 구덩이 파…한 구덩이에 TNT 수십kg
우리 군, 수십발 대응사격…MDL 남쪽에 표적 설정
북한, 현재 중장비 투입해 추가 작업 진행 중
우리 군 피해 없어…"감시 및 경계태세 강화"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15일 정오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폭파는 군사분계선(MDL)로부터 10m 떨어진 아주 가까운 지점에서 가림막을 친 상태에서 실시됐다.
오늘 도발은 남북 연결의 마지막 상징으로 남아있던 이 도로들을 폭파함으로써 북한 주민에게 더 이상 남북은 하나될 수 없음을 강조한 조치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문자공지를 통해 "북한이 오늘 12시(정오)경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부연했다.
이로 인한 우리 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폭파 이후 우리 군은 MDL 이남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기자단과 만나 '경의·동해선 폭파배경'에 대해 "남북단절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더 이상 남쪽에 기대지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남 메시지로는 '당신들과 거래안할테니 신경을 꺼달라' 이 정도로 볼 수 있을거 같다"고 부연했다.
이날 폭파는 MDL(군사분계선) 이북으로 10m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60~70m 정도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북한군은 이번 폭파를 위해 수십개의 구덩이를 팠는데, 한 구덩이에 사용된 TNT양은 수십kg 정도였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콘크리트를 들어내는 목적이라고 하면 그정도의 TNT는 많은 양은 아니다"며 이번 폭파가 예상보다 소규모였다고 전했다.
이런 근거로 합참은 이번 폭파가 보여주기식인 일종의 쇼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폭파준비를 위해 100명씩 투입해 삽하고 곡괭이로 작업을 했다"며 "도로폭에서 몇십미터를 그런 작업을 하기에 어마어마한 폭파를 한다고 추측했는데 실제로 한 걸 보니 정말 보여주기 수준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오늘(15일) 오전 일찍부터 도로 폭파가 임박했음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MDL로부터 500m 근방에 있는 우리 병력들을 모두 철수시킨 상태였다.
합참 관계자는 "MDL에 워낙 근접해서 폭파가 이뤄졌기 때문에 비산물이 남쪽으로 날아올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우리 병력 등은 안전한 장소로 피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폭파 직후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이번 경고사격에는 K6 중기관총과 K4 유탄발사기를 사용했다.
합참 관계자는 "K6와 K4를 이용해 수십발 정도 사격을 했다"며 "MDL에서 100m 정도 이격된 지점에 표적지를 설정해서 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전방 배치 무기 중 사거리와 도비가능성 등을 고려해 거리별로 적절한 무기체계를 매뉴얼 상으로 담아 놓은게 있다"며 "우리가 쏜 탄이 MDL 이북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문제가 되기에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남북 연결의 최후 상징인 경의·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한 만큼, 추가 폭파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기존에 설치해 놓은 폭약들은 이번에 다 폭파했다"며 "단정지을 순 없지만 일회성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그 날린 지점 바로 위에 남북간의 차단을 나타내는 방벽이나 이런 것들을 세우는 요새화작업을 하지 않을까 추정한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다 날아간 상태라 관련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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