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예방 '항체 주사' 내년초 출시
고령 대상 '백신' 국내 허가절차 준비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호흡기질환의 끝없는 유행 반복 속에서 영유아·고령자에 치명적일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예방용 주사의 옵션이 다양해진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의 한국법인은 영유아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를 이번 시즌(10월~내년 3월) 내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베이포투스는 소아 폐렴, 모세기관지염 같은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예방용 항체주사다.
항체주사는 '예방'이란 효과 측면에선 백신과 동일하지만 항체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점이 백신과 구분된다.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특정한 단백질(항원)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을 일으키며 몸속에서 항체를 만들어낸다.
베이포투스는 첫 RSV 계절을 맞은 모든 영유아에게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항체주사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용되던 RSV 예방주사는 미숙아 등 고위험군 영유아만이 대상이었다. 베이포투스 1회 투여로 계절 전체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 베이포투스를 투여한 만삭아 및 후기 미숙아에서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RSV 하기도 감염은 위약 투여군보다 74.5% 감소했다.
백신의 경우에도 글로벌 제약사에서 앞 다퉈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이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화이자, 모더나 등이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들 백신은 해외에서 고령자 대상으로 허가를 받아 국내 허가 시 RSV 예방 대상이 넓어질 전망이다.
앞서 GSK는 작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RSV 백신 '아렉스비'를 세계 최초로 승인받았다. 60세 이상에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올해 50세 이상 성인도 쓸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화이자도 GSK에 이어 미국에서 RSV 백신 '아브리스보'를 승인받았다. 아브리스보는 60세 이상뿐 아니라 신생아 보호를 위해 임신부에도 접종할 수 있다. 아기가 면역력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부 접종을 허용하면서 영유아용 베이포투스와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올해 6월 RSV 백신 'mRNA-1345'(mRESVIA)를 미국 FDA에서 승인받았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백신으로, 60세 이상 성인의 RSV 하기도 질환 및 급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다.
미국 MSD도 RSV 예방항체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7월 영아 예방용 항체 '클레스로비맙'의 임상 2b·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RSV는 모든 영유아에서 폐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영유아 입원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발병률이 높고, 세계 영유아 90%는 2세가 지나기 전 RSV에 감염된다. 모든 연령대에서 감염될 수 있지만 영유아, 고령자에서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매년 세계에서 16만명이 RSV로 사망하며, 5세 미만 영유아는 이 바이러스로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V는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 혹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게 특징이다.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호흡곤란 등이 증상이다. 보통 10월에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발생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RSV는 2~3년마다 주기적으로 유행해 질병부담이 크므로 백신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며 "또 대상포진 백신처럼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이므로 시장의 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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