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한전 본사서 산중위 국감 개최
전력그룹사 사장 교체로 질의 덜해
한전도 평이…한수원에 '집중포화'
[나주=뉴시스]손차민 기자 = "체코 원전 때문에 올해는 잘 넘어갔습니다."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체코 원전' 국감이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 의원이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질의를 던졌다. 체코에 대한 금융지원 여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얽힌 수출통제법 해결 등 원전 수주 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그사이 전력그룹사들은 안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국감장에는 한전, 한수원을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한전KPS, 한전MCS, 한전원자력연료,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16개 기관이 피감 기관으로 참석했다.
이번 국감에서 한수원이 집중포화를 맞은 배경에는 전력공기업 사장들이 줄줄이 교체된 게 자리한다.
지난달 5일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선임을 시작으로 중부발전과 서부발전 사장이 연이어 교체됐다. 취임한 지 채 한 달 남짓 된 사장들이 국감장에 나선 것이다.
데뷔전인 만큼 의원실 사전 질의를 토대로 열띤 준비에 나섰으나, 막상 현장에선 입도 뻥끗 못 했다. 무려 취임 전부터 국감을 대비해 왔는데 질문이 들어오지 않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사장단 교체를 앞둔 다른 기관들 역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임기를 마치고 교체를 기다리는 사장들을 국감장에 세워 질책하는 것도 모양새가 민망하기 때문이다.
동서발전, 남동발전, 남부발전, 한전전력기술, 한전KPS, 한전KDN은 국감을 넘기고 새로운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사장 임명 절차도 일시 멈춘 상태다.
맥이 빠지지 않느냐는 물음에 한 관계자는 "마이크 잡고 말실수하는 것보다 무관심이 낫다"고 답했다.
그동안 격년에 한번 한전 본사에서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전력그룹사 국감의 주인공은 단연 한전이었다.
직전 한전 본사에서 열렸던 지난 2022년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와 부채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올해도 수조원의 적자·부채를 기록한 재정 상황, 시급한 송전망 구축 등이 도마에 오르긴 했다. 다만 이전보다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한편 오는 17일 산업부의 또 다른 산하기관인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대왕고래'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공방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력그룹사 국감을 마무리하며 야당에서는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자료를 석유공사에 요청하는 등 '대왕고래' 국감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