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쓰레기풍선에 GPS 달았다…낙하지점 데이터 쌓은 듯

기사등록 2024/10/13 09:44:16

최종수정 2024/10/13 09:53:21

5월 이후 총 28차례 오물·쓰레기풍선 부양

풍선 살포량 6000개 넘어…6억원 이상 소요

기술 발전 시 특정 지점에 풍선 터트릴수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상공에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날고 있다. 2024.10.0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상공에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날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총 28차례 쓰레기풍선을 부양한 가운데, 이 풍선들 일부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 발신기가 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풍선을 이용해 낙하지점 데이터를 축적 중인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으로, 앞으로 북한이 특정 지점에서 풍선을 터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그동안 수거한 북한 쓰레기풍선 일부에서 GPS 발신기가 탑재된 것을 확인했다.

군 관계자는 "낙하한 풍선들 중 일부에 달려있었다"면서도 그 수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일부 풍선에만 GPS 장치를 탑재함으로 풍선 이동 경로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풍선이 특정지점에 도달할 경우 원격으로 터트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풍향 등 기상 변수를 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풍선 기술이 발전하면 정확한 지점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지점에서 터트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우리 군은 모든 상황을 대비해 분석 중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우리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 주장하며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는 만큼, 풍선을 이용한 또 다른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오물·쓰레기풍선은 지름 3~4m 크기 고무풍선에 쓰레기, 비닐, 거름 등을 담은 비닐봉지를 매달아 제작됐다.

풍선과 봉지 사이에는 발열 타이머 장치가 달려있는데 건전지로 작동한다고 한다. 풍선 아래 달린 쓰레기 봉지에는 화약띠를 둘렀는데, 이는 타이머 장치와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발열 타이머는 풍선이 부양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전선에 전기를 흘려보내 불꽃을 일으킨다. 이 불꽃으로 화약띠가 터지면서 풍선 아래 달린 쓰레기가 공중에서 뿌려지는 방식이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 올해 첫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10월 11일까지 총 28차례 풍선을 부양했다. 수량은 6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풍선 한개당 비용을 10만원 정도로 추정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금껏 북한이 풍선에 날린 비용은 6억원이 넘는다. 이는 북한에서 쌀 1000t(톤)을 살 수 있는 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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