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 여사 의혹 집중 공략…"제2국정농단"
여, 이재명 사법리스크 거듭 제기하며 맞불
남은 국감 기간에도 여야 정쟁은 계속될 듯
"민생 살피지 못하는 국회는 직무유기"
[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은진 기자 =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막이 오른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보여진 건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각종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 공방뿐이었다. 이마저도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 이슈를 재탕·삼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처음에 약속했던 민생 국감은 뒤로 밀리고 정쟁만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국감이 시작된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연일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핵심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다. 특히, 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고리로 이를 '제2 국정농단 사태'로 규정하면서 공세를 지속하는 중이다. 명씨를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씨에 빗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여당은 이를 정쟁용으로 보고 있다. 명씨의 과장된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당은 명씨를 '협잡꾼 정치 브로커'라고 비판하면서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당 지도부는 자체 진상조사를 추진 중이다.
한동훈 대표는 "명태균씨, 김대남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 치는 것을 국민들은 모르셨을 것"이라며 "전근대적인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한 여당 재선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주가 조작 관련 의혹도 대통령 부인이 되기 전 일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조사도 하지 않았나"라며 "민주당이 김 여사를 표적 삼아 관련 의혹을 계속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공략하는 중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가 도마에 올랐고,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영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장에서는 올해 1월 흉기 습격을 당한 이 대표가 헬기를 이용하는 특혜를 누렸다는 문제도 재차 언급됐다.
이런 논란들 역시 새로운 내용을 찾기 어렵고, 기존에 한 번씩 거론됐던 사안들이다. 다음 달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위증교사 혐의 재판 선고를 앞두고 총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 지형을 조성하고자 의혹 재생산을 시도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상대방에 대해 '정치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진흙탕 대결 구도가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양당은 김 여사 및 이 대표와 연관된 증인 채택과 동행명령 등을 두고도 크고 작은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동시에 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을 위해 국회 규칙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에 의원들 사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라는 것은 사회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의제들을 다루고, 이는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살피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은 직무유기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도 "국감은 정쟁 요소를 제쳐놓고 가장 어려운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