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여섯달 연속 상승하며 집값 급등기인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았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최근 급격히 오른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은 가계부채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3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5조7000억원 늘며 집값이 치솟던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대폭이자 역대로는 9번째 증가폭을 보였다.
이중 주담대는 896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한달 동안 6조2000억원 늘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19개월 연속 증가세기도 하다. 한은은 주택매매 증가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을 비롯해 대출 규제 본격 시행에 따른 대출 막차 수요 발생을 원인으로 꼽았다.
문제는 이달 이후다. 미국의 금리 인하 등에 부동산 열기가 이어질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6월 4만3000가구에서 7월에는 4만8000가구로 뛰었다. 이는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등에 반영된다.
국제결제은행은 가계부채가 한국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BIS는 최근 발표한 정례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경우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100% 선을 웃돌면서 경제성장률도 정점을 찍어 역 U자형 곡선과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온데다, 미국이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며 금리 운용에 숨통이 트이자 내수 부진 등 성장에 보다 집중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