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출범 이후 첫 컨테이너선 수주 …선별전략 빛 봤다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으로 인수 후 처음으로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그동안 저가 선박으로 간주해 수주하지 않았지만, 최근 선가가 상승한 만큼 평균 가격 대비 고가에 계약을 맺게 되면서 선별 수주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화오션은 전날(10일) 공시를 통해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1조6932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당초 회사는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 대우조선해양 시절 대량으로 수주했던 저가 컨테이너선 때문에 적자 탈출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수 이후에는 선별 수주 전략으로 저가 선종 대신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선가가 높고 발주가 많았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다수 수주했다. 올해 맺은 LNG운반선 및 LNG-FSRU만 17척에 달한다.

최근 해운 운임 상승과 주요 선사 간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발주가 늘며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높아지자 다시 수주에 나섰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컨테이너선의 선가는 30% 이상 상승했다.

선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최근 중국 조선소들이 낮은 선가 제시와 금융지원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점이 꼽힌다. 중국 조선소의 건조 슬롯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컨테이너선의 시장 선가가 대폭 상승한 것이다.

한화오션이 평균 시장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호재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컨테이너선의 시장 선가는 척당 2억300만달러지만 이번에 한화오션이 수주한 선박은 2억 1000만달러로 700만달러가량 더 높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선별 수주 전략이 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 초 일부 언론에서 한화오션이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을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당시 회사는 "수익성 중심 선발 선별 수주를 확대하고 있을 뿐 특정 선종 영업 중단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향후에도 그동안 이미 확보한 안정적인 일감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는 영업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상승한 만큼 수주해도 충분히 이익이 남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시장 환경 변화를 파악하고, 물량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수주하지 않고, 적정 사양을 개발하며 영업 활동을 전개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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