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공개매수가 인상 중단…최윤범 회장 입장은?

기사등록 2024/10/10 14:12:19

영풍·MBK, 금감원 경고에 가격 유지

최윤범 회장, 가격 인상 두고 고심

11일 가격 인상 택할 가능성 제기

주주 가치 확대 명분 내세울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 대응이 주목된다.

최 회장 측은 영풍과의 지분 싸움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추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가격 인상을 택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이 영풍 측의 공개매수 마감일인 14일 이전에, 특히 주말을 제외한 11일께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영풍·MBK, 가격 인상 중단 배경은

10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전날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당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 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공개매수 가격 이상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리더라도 자신들은 현재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14일까지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라는 유인 메시지에 지나지 않는다"며 "또 다른 시세 조종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이며 회사(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가 진정으로 고려아연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생각한다면, 적대적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가처분 신청도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이 공개매수 가격 유지에 나선 것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향한 금융당국의 경고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금감원의 경고에 영풍 측이 가격 유지를 결정하면서, 최 회장 측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 측이 영풍 측의 가격 유지에도 공개매수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경우, 공개매수 대결만을 위한 가격 인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뉴시스] 영풍 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풍 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최윤범 회장, 11일 가격 인상 가능성

하지만 일부에선 최 회장 측이 금감원의 눈치를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영풍 측과 똑같은 가격을 제시해선 공개매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나 세금 문제를 고려하면 영풍 측이 최 회장 측보다 지분 싸움에서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영풍 측 공개매수는 14일 종료되며, 최 회장 측 공개매수는 23일 끝난다.

최 회장 측이 영풍 측과의 지분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11일께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예정대로 23일에 공개매수를 종료하려면, 11일까지 가격을 조정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영풍 측이 법원에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여서,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법원 판단에 따라 최 회장 측 공개매수를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법원 결정으로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무산될 수 있어서다.

영풍 측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의는 회사와 전체 주주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영풍 측이 세금 문제에서도 최 회장 측보다 유리하다는 진단도 들린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하면 양도소득세 세율 22~27.5%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배당소득세 세율 15.4%를 내야 한다.

이때 배당소득세는 연간 금융 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개인 투자자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적용돼 최고세율이 49.5%로 올라갈 수 있다.

공개매수 대결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배당소득세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과 조세 협약을 맺은 해외 국가의 기관투자자들은 배당 소득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를 면제받을 수 있어 세금 규모를 줄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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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공개매수가 인상 중단…최윤범 회장 입장은?

기사등록 2024/10/10 14:12: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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