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라이스 "트럼프 퇴임 후 푸틴과 통화했다면 로건법 위반"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수전 라이스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9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로건법( Logan Act)'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로건법은 민간인의 무허가 외교 교섭을 금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스 전 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는 로건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존 케리 (전 국무장관)가 로건법을 위반했다고 거짓 주장한 것과 같다. 트럼프의 명백한 또 다른 범죄"라고 적었다.

라이스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로 유명한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신간 '전쟁(War)'에서 "트럼프 보좌진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1년 백악관을 떠난 이후 푸틴과 7차례 통화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캠프는 책에서 제기된 내용들을 대체로 부인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푸틴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고, 공화당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퇴임 이후 이란 고위 관리들과의 사적인 만남에서 핵합의(JCPOA)를 탈퇴하지 말라고 종용했다며 이는 로건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케리 측은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서방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했다.

트럼프는 2019년 5월 백악관 브리핑에서 "존 케리는 로건법을 위반했다"라며 "그는 이란과 대화하고 있고 (이란 관리들과) 여러 차례 만나고 통화하며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렸다. 이는 명백한 로건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케리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 관리들을 만난 적이 없으며 몇몇 국제 안보회의에서 이란 전 외무장관을 조우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1799년에 제정된 이 법은 미국 시민이 분쟁 중인 외국 정부와 교섭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무허가 외교로 현 정부의 입지를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로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 1803년과 1852년 두 사람이 로건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두 명 모두 기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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