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미달' 고민 커지는 미술품 조각투자사들

기사등록 2024/10/08 14:44:44

최종수정 2024/10/08 17:14:16

올해 72.7억 발행 중 32% 직접 떠안아…많게는 50%도

(사진=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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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투자계약증권을 통한 미술품 조각투자가 올해 처음 제도권으로 들어왔지만 발행사들의 청약 미달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미술품 거래 시장 회복이 늦어지는 데다 아직 현행법상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등에서 투심이 살아나지 못하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직접 발행한 잔여 물량을 떠안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게더아트·열매컴퍼니·서울옥션블루 3사가 발행한 미술품 기초자산 투자계약증권은 총 72억6700만원(7건)어치다.

하지만 이 중 32%에 해당하는 22억8850만원은 청약 미달 등으로 공동사업운영자인 회사가 직접 떠안았다. 금감원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사업 운영자, 즉 발행 회사에게 전체 투자계약증권 발행량의 10%를 선배정한 후 일반 청약자에게 나머지 90%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모든 발행 건에서 공동사업 운영자가 그 이상을 떠안은 것이다.

공동사업 운영자는 90% 중 일반투자자에게 '완판'되지 못하고 남은 잔여 물량을 인수해야 한다. 또 청약 잔금이 들어오지 않는 등 최종적으로 배정이 불발된 물량 역시 사업자가 떠안게 된다.

투심은 올해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최초' 투자계약증권으로 관심을 모으며 3개사가 비슷한 시기에 발행에 나섰을 땐 실권주 비율이 4~17% 수준이었다. 선발행된 10%를 포함해 회사가 떠안은 비중이 14~27% 정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열매컴퍼니가 발행한 이우환 작가의 '다이얼로그(Dialogue)' 기초자산 투자계약증권은 잔여주가 40% 가까이 발생하며 회사가 거의 50%의 물량을 떠안게 됐다. 투게더아트 역시 공동사업 운영자 배정 비중이 2차에선 25%로 늘었으며 3차와 4차에서 각각 45%, 35%를 기록했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미술품 거래 시장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주식이나 내수 시장도 좋지 않다 보니 조각투자, 클라우드 펀딩 등 여건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엑시트 시기를 장담할 수 없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특성도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술품은 경매 시장에선 매입자가 나타나야 청산 가능하기 때문에 회수 시기가 불확실하다. 미술품 조각투자 분위기와 달리, 송아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탁키퍼의 투자계약증권의 청약률은 초과 달성을 기록했다. 송아지가 시장에 넘어가는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24개월 안에 엑시트가 가능한 점이 미술품과 송아지 기초자산 간 희비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투자계약증권은 일반 주식과 달리 거래될 수 있는 유통 시장이 없다는 점도 불리하다. 다만 토큰증권 법안이 통과되면 조각투자사들이 발행한 미술품 등 기초자산 토큰증권을 증권사로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조각투자 업체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이 전자증권화·토큰증권화 되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 본다"며 "무엇보다 미술품 시장이 호전되면 기초자산 매각이 더 빨라지면서 고객과 회사 모두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되며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그때까지 꾸준히 좋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각투자사들은 꾸준히 새 작품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투게더아트가 4차 발행을 마치고 이달 5차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열매컴퍼니도 지난달 30일 세번째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옥션블루도 두번째 발행을 위한 준비 중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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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미달' 고민 커지는 미술품 조각투자사들

기사등록 2024/10/08 14:44:44 최초수정 2024/10/08 17: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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