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방한객, 코로나19 이전 99% 육박
여행수지 적자 2개월째 10억 달러 상회
출국자수 증가에 中 관광객 소비 패턴 변화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99% 회복했지만, 여행수지는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미회복과 소비 패턴 변화로 한동안 여행수지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개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65억9000만 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반면 여행수지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수지가 운송 수지 개선에 적자 폭이 축소된 가운데 여행수지는 14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12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 4월 8억2000억 달러 적자 이후 4개월째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입국자 수 회복에도 여행수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골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8월 방한객 수는 15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월(158만명)과 비교하면 98.5%를 회복했다.
하지만 입국자 못지 않게 출국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여행수지 반등을 막고 있다. 올해 8월 출국자 수는 236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243만명)의 97%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문제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도 여행수지 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올해 8월 여행수지 적자(14억2000만 달러)는 2019년 8월 여행수지 적자(11억 달러)보다 1.3배 더 크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는 휴가철인 7월부터 3개월 연속 10억 달러를 상회한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지가 더 악화된 이유로는 '쇼핑 큰 손'인 중국 관광객이 주춤하다는 점과 여행객들의 소비패턴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여행객 회복에도 8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50만명으로 2019년 8월(58만명)의 86% 수준까지만 회복했다.
중국 관광객이 단체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하고, 가성비 위주 쇼핑으로 변했다는 점도 여행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방한 중국 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방한 목적에서 쇼핑 비중은 2019년 95.1%에서 지난해에는 68.2%로 줄어든 상태다.
이 영향으로 8월 내국인들이 해외에서 쓴 금액을 의미하는 여행 지급은 28억6700만 달러로 2019년 8월(28억9200만 달러) 수준까지 올랐지만, 우리나라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부터 벌어들인 여행 수입은 14만4200만 달러로 5년전(17억8400만 달러)의 81% 에 불과하다.
현 추세대로라면 여행수지가 한동안 개선을 보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입국자 수가 확대되더라도 여행수지 적자 개선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관광객 여행 패턴이 면세점 쇼핑보다 체험 관광 등으로 바뀌며 여행 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