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분리배출 "너무 복잡해"…매년 '40만톤' 일반쓰레기로 다시 버려져

기사등록 2024/10/08 09:26:27

최종수정 2024/10/08 10:52:16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 반입 쓰레기 64% 정도만 재활용 돼

나머지는 일반 쓰레기로 다시 걸러져…잘못된 분리배출 탓

김태선 의원 "현행 자원순환 제도 전면적으로 혁신 필요"

[광주=뉴시스] 광주 북구 재활용선별장에서 배출·수거한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2.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광주 북구 재활용선별장에서 배출·수거한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2.09.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잘못된 분리 배출로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에서만 매년 40만t 안팎의 쓰레기가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고 일반 쓰레기로 다시 매립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리 배출 제도가 시행된 이후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 등으로 매년 수십만t의 쓰레기가 잘못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공공 재활용 기반시설 반입량 및 협잡물량(잔재물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182곳)에 폐기물로 반입됐다가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 비율은 34.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에 반입된 쓰레기는 106만6335t인데, 이 중 70만147t(65.7%)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36만6188t(34.3%)은 다시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가정, 상가 등에서 분리 배출된 쓰레기는 공공 또는 민간 선별장으로 보내져 분류 작업을 거친 후 재활용된다.

이 가운데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복합재질의 제품은 또다시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버려진다. 이를 '잔재물'이라고 표현한다.

대표적인 잔재물 유형으로 음식물이 묻은 배달 식기와 다 쓴 화장품, 일회용 포크 등이 있다.

이처럼 공공 재활용 선별장에서 잔재물량으로 분류된 쓰레기는 최근 5년간 연평균 41만4076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폐기물 반입량은 연평균 115만2501t으로, 매년 64.1%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약 36%는 일반 쓰레기로 다시 걸러진다. 분리 배출한 쓰레기 10개 중 3~4개는 잘못 분리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182곳)에 집계된 물량만 반영된 것으로 민간 재활용 선별장(157곳)의 물량까지 포함하면 실제 잔재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도별로 공공 재활용 선별장에서 발생한 잔재물량을 보면 2018년 41만7320t(37.6%), 2019년 41만6676t(37%), 2020년 44만1285t(35.7%), 2021년 42만8909t(35.1%), 2022년 36만6188t(34.3%) 등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보면 잘못된 분리 배출이 이뤄지는 비율은 2022년 기준 전북이 53.5%로 가장 높았다. 전북의 공공 재활용 선별장에 반입된 쓰레기 절반 이상이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고 다시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다음 경북(41.3%), 서울(40%), 대구(40%), 충남(39.6%), 강원(38%) 순으로 잔재 물량 비중이 높았다. 반면 부산(7.2%)은 잔재물량 비중이 한 자릿 수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뉴시스] 제주도내 재활용도움센터에 분리배출 된 투명페트병들. (사진=제주도 제공) 2022.1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제주도내 재활용도움센터에 분리배출 된 투명페트병들. (사진=제주도 제공) 2022.12.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분리 배출 제도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1995년부터 30년 가까이 운영돼오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재활용 기준과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로 분리 배출이 저조하게 이뤄지면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분리 배출은 소재별로 정확한 분리와 이물질 제거 등 세심한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분리 배출 지침이 다른 것도 소비자들의 오해와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환경부는 지난 2020년 투명 페트병을 다른 플라스틱과 분리해 배출하도록 지침을 개정했으나 인천시 부평구·강화군·옹진군 등은 모든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함께 배출하도록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음식물이 묻은 비닐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폐비닐을 분리 배출해 재활용하겠다고 올해 발표했는데, 반대로 환경부는 이물질이 묻은 비닐은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태선 의원은 "시민이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분리 배출 제도,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제품 증가, 중앙과 지방정부의 엇박자로 수십만톤의 쓰레기가 잘못 배출돼 인력과 비용을 낭비한 채 결국 단순 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큰 틀에서 현행 제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중앙과 지방이 체계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 구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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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분리배출 "너무 복잡해"…매년 '40만톤' 일반쓰레기로 다시 버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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