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기화 할 경우 치명적 위협
7일 25차 풍선 살포…120여개 중 80개 낙하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현재 살포하고 있는 오물풍선은 수소 가스로 채워졌고, 그 아래 봉지에는 화약띠를 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발열 타이머 장치가 시간이 흐르면 불꽃을 일으켜 화약띠를 폭발하며 쓰레기를 뿌리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북한 오물풍선 살포 빈도가 잦아지고 서울 등 주요 지역에 떨어지는 확률도 높아지면서, 북한이 무기화할 경우 국민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국방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름 3~4m 크기 고무풍선에 쓰레기, 비닐, 거름 등을 담은 비닐봉지를 매달아 오물풍선을 만들었다.
풍선과 봉지 사이에는 발열 타이머 장치가 달려있는데 건전지로 작동한다고 한다. 풍선 아래 달린 쓰레기 봉지에는 화약띠를 둘렀는데, 이는 타이머 장치와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발열 타이머는 풍선이 부양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전선에 전기를 흘려보내 불꽃을 일으킨다. 이 불꽃으로 화약띠가 터지면서 풍선 아래 달린 쓰레기가 공중에서 뿌려지는 방식이다.
다만 쓰레기 봉지에 두른 화약띠가 어떤 종류의 화약을 어떻게 처리해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풍선 살포 빈도를 높이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로 인한 화재도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풍선이 타이머 설정 시간보다 빨리 낙하하면 지상에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중으로 부양하기 위해 풍선 내부는 수소 가스를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는 우리가 풍선 내부에 사용하는 헬륨 가스에 비해 10분의 1 가격이지만, 불이 붙으면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풍선 재질은 천연고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물풍선에 생화학 물질 등을 담아 무기화할 경우 우리 국민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북한이 올 5월부터 오늘(10월 7일)까지 오물풍선을 25차례 살포하면서, 대통령실, 국회, 국방부 등 주요 지역에 떨어지는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월 23일 오물풍선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오늘(7일) 새벽 대남 쓰레기풍선을 또 다시 부양했다.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는 지난 4일에 이어 3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이 오늘 새벽부터 오전까지 12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했다"며 "현재까지 경기 북부 및 서울지역에서 8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인된 내용물은 종이류·비닐·플라스틱병 등 생활쓰레기"라며 "분석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풍선의 화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실장은 "쓰레기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가 적재물을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열선을 작동시킨다"라며 "열선에 부착된 화약 성분이 주변에 불이 붙는 물질이 있을 경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발열 타이머에 열을 발생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화약 성분이 있으나 이것이 폭발을 일으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폭발이나 '펑' (하고 터진다는) 보도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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