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혈액부족 빨간불
인공적혈구·이종혈액 등 개발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혈액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혈액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인공혈액’ 개발이 떠오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혈액의 일부 기능을 모방해 수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혈액 대체품인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연구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과 입셀, 파미셀, 옵티팜, 엑셀세라퓨틱스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공혈액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기업 입셀과 ‘인공적혈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혈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인체를 순환하며 산소를 배달하는 것이다. 인공적혈구는 혈액 내에서 세포에 산소를 배달하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의 기능을 대체한 물질이다.
양사 연구에는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가 이용된다. hiPSC란 인체 기관 중 원하는 모든 신체 조직 및 장기 등으로 분화가 가능한 세포를 말하는데, hiPSC를 적혈구, 혈소판 등으로 분화시켜 혈액과 유사한 인공혈액을 만들게 된다.
입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분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 적혈구 제제를 대량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기업 파미셀의 인공혈액 연구 핵심은 생체적합성 고분자물질인 PEG(폴리에틸렌글리콜)를 적혈구 내 복합단백질인 헤모글로빈과 혈장 단백질인 알부민 간의 가교 결합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안에서는 독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적혈구 밖에서 이를 그냥 흘려보내면 독성에 따라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과 폐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입자 안에 넣어 봉인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현재까지는 헤모글로빈의 인체 독성을 완화시키기 위해 PEG 및 알부민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헤모글로빈에 알부민, PEG를 함께 결합시키는 것은 파미셀 연구가 유일하다.
파미셀은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알부민과 PEG의 복합 도입으로 인해 헤모글로빈 그룹 자체의 인체독성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모글로빈에 알부민이 결합되면서 인공혈액의 체내 순환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장기 연구를 하고 있는 옵티팜은 형질전환돼지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림대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강희정 교수 연구팀과 TKO(돼지 유전자 3개를 제거한 형질전환돼지), QKO(돼지 유전자 4개를 제거한 형질전환돼지), TKO/CD55, CD39(돼지 유전자 3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CD55와 CD39를 넣은 형질전환돼지) 등 다양한 형질전환 돼지의 적혈구를 사람 또는 영장류 혈청에 반응시켜 면역반응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면역학 전문 저널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종혈액의 최대 난제는 인간과 공여동물인 돼지의 면역학적, 생리학적 차이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사람 혈청과 돼지 적혈구가 만나면 면역반응으로 돼지 적혈구가 짧은 시간에 모두 사멸하기 때문이다.
옵티팜은 지난 연구를 통해 다수의 유전자를 형질 전환한 돼지 적혈구가 사람의 O형 적혈구와 유사하게 높은 생존력을 확인, 형질전환 돼지를 통한 인공혈액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를 수행 중인 옵티팜은 추가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옵티팜 관계자는 “인공혈액 이식 후 최대 72시간, 3일을 버티는 것을 목표로 대식세포 관련 유전자를 컨트롤할 수 있는 타입의 형질전환 돼지를 만들고 있다”며 “올해 내 추가 연구가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매년 300만 여명이 헌혈에 참여해야 혈액을 수입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헌혈에 참여한 헌혈 건수는 277만6291건으로, 국민 헌혈률은 5.4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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