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삐삐 폭발, 이스라엘 모사드 소행"

기사등록 2024/10/06 16:15:06

최종수정 2024/10/06 16:18:16

WP 보도…"이스라엘서 생산돼 헤즈볼라 공급"

[베이루트=AP/뉴시스] 최근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사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설계한 작전이라고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4명의 시신이 든 관 중 하나를 옮기는 모습. 2024.10.6
[베이루트=AP/뉴시스] 최근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사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설계한 작전이라고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4명의 시신이 든 관 중 하나를 옮기는 모습. 2024.10.6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최근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사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설계한 작전이라고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미국, 중동 관리들에 따르면 모사드는 수년 간의 작업을 통해 삐삐 폭발 사건을 준비했다.

모사드는 앞서 수년 간 디지털 감시와 휴민트를 통해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침투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로 인해 헤즈볼라는 일반 휴대전화조차 이스라엘의 감시망에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감청 등을 방지하기 위한 통신 장치를 찾아왔다고 한다.

모사드는 헤즈볼라가 이런 우려를 하지 않을 만한 장비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두 가지 계략을 준비했다.

먼저 모사드는 지난 2015년 숨겨진 폭발물과 도청기 등이 포함된 무전기(워키토키)를 헤즈볼라가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다만 모사드는 이 무전기를 통해선 헤즈볼라를 도청하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한다.

이후 헤즈볼라가 구매하도록 모사드가 유도한 것이 이번에 폭발한 삐삐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대만 브랜드인 아폴로의 삐삐 AR924를 대량 구매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헤즈볼라는 당시 한 대만 회사의 중동 영업 담당자였던 여성으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헤즈볼라가 경계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별다른 관련성이 없는 대만의 브랜드를 내세운 것이다.

그런데 이 삐삐의 실제 생산은 아웃소싱돼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헤즈볼라에 구매 제안을 한 여성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헤즈볼라는 이 삐삐가 대형 배터리는 물론, 추적 위험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판단을 내리고 올해 2월 5000개를 구매해 배분했다.

AR924는 무게가 3온스(85g)도 되지 않지만, 여기엔 강력한 폭발물이 내장돼 있으며 장치를 분해하더라도 사실상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물이 정교하게 숨겨져 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또 이 삐삐는 메시지를 읽기 위해선 양손을 이용해 두 개의 버튼을 누르도록 만들어졌다. 한 관리는 삐삐 사용자들이 양손을 다쳐 싸울 수 없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선출직 고위 공무원들은 지난달 12일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 대응 조치 논의를 위해 소집할 때까지 AR924에 대해 몰랐다고 한다.

이후 이스라엘 내부에선 헤즈볼라의 대규모 보복과 이란 개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삐삐를 폭발시키는 작전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17일 레바논에서는 삐삐가 폭발해 헤즈볼라의 장교 등 약 3000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민간인 사상자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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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삐삐 폭발, 이스라엘 모사드 소행"

기사등록 2024/10/06 16:15:06 최초수정 2024/10/06 16: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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