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성봉 김근수 박대로 기자 = 서울시와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는 오는 6일 '2024년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행사를 개최한다.1795년 정조대왕의 을묘년 '원행(園幸)'을 재현하는 역사 문화 축제로, 경복궁에서 수원화성을 거쳐 융릉까지 37.4㎞ 구간에서 진행되는 대표 지방자치단체 연합 행사다.원행이란 조선시대 왕이 부모님의 산소에 행차하는 것이다. 정조의 1795년 을묘년 원행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으로 나섰던 8일 간의 여정이다. 행사 참여 인원은 6000여명, 예산은 10만냥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준비 기간도 2년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에서는 1500명 행렬이 말 20필을 이끌고 강북 구간(경복궁~노들섬)과 강남 구간(금천구청~시흥5동 주민센터)로 나눠 행렬을 이어간다.수원시에서는 2500여명 행렬이 말 150여필을 이끌고 안양~의왕~수원까지 구간을 재현한다.화성시에서는 700여명 행렬이 말 40필을 이끌고 동탄~융릉 구간을 재현한다. 본 행렬이 정조효공원에 도착 후 열리는 융릉까지의 산릉제례어가행렬은 화성 구간의 백미다.
서울시는 정조의 효심(孝心)과 애민(愛民)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행사를 마련했다.오전 8시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건강한 행차를 기원하는 '나례'가 열린다. 나례란 민가와 궁중에서 음력 섣달 그믐날에 마귀, 사신 등을 쫓아내려고 베풀던 의식이다. 8시30분 경복궁 월대에서 능행차를 떠나는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출궁을 재현한다.1000명 효심을 모은 '효심 지팡이'를 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하는 기부 전달식이 경복궁 앞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열린다. 지팡이 기부 의식은 정조가 1795년 능행차 기간 중 개최했던 양로연에서 지팡이에 묶을 수 있는 명주를 하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착안해 기획됐다.오세훈 서울시장이 걷기 참여 시민 대표 어린이와 함께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에게 기부증을 전달한다. 참가자 1000여명은 지팡이와 손목에 묶은 끈을 연결했다가 출발 시 함께 끊어낸다.9시부터 '왕의 길, 시민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효행 순례길 걷기를 시작한다. 경복궁에서 노들섬까지 정조의 마음을 떠올리며 약 3시간 가량을 가족·지인과 함께 걷는다.
행렬이 노들섬에 도착한 이후에는 '노들섬 소풍, 못다 전한 마음 이야기'라는 부제로 효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린다. 정조대왕이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을 올리는 미음 다반 퍼포먼스를 비롯해 시민 효 공모전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효 대합창 등이 펼쳐진다.시흥행궁에서는 최태성 강사가 참여하는 역사 특강, 의궤 복원, 전통 무예, 격쟁 상황극 등이 마련된다.수원 화성에서는 파발마 군문 의식, 정조 맞이, 줄다리기 퍼레이드 등이 펼쳐진다.화성 융릉에서는 산릉제례어가행렬, 현륭원 제향, 음복 시민 나눔 등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6일 서울, 수원, 화성 시내 일부 구간에서 교통이 통제된다.
경기도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 축제로 서울 경복궁에서 화성 융릉까지 펼쳐지는 성대하고 웅장한 역사적 퍼레이드 행렬"이라며 "도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는 만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수원시는 "수원시 2구간은 어느 해보다도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풍성하게 재현된다"며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수원시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사랑 속에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화성구간은 정조대왕의 계획도시에 대한 열망을 담아 화성시의 계획도시인 동탄 신도시에서 출발해 을묘원행의 최종 목적지인 화성 융릉까지 이어진다"며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행렬을 함께 재현하는 의미 깊은 순간에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서울시는 "올해 서울구간에는 많은 시민 분이 행렬에 참여해 정조대왕의 효의 발자취와 만나는 뜻깊은 시간을 갖는다"며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셔서 정조대왕의 효심·애민·소통의 정치를 기리고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가을의 청량함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