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하늘에 피어난 꽃,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 [뉴시스Pic]

[서울=뉴시스]김명년 정병혁 이태성 기자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불꽃축제)에는 시민과 관광객 100만여명이 몰렸다.

공식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시작이지만 9시간이나 이른 오전 10시께부터 여의도한강공원 일대는 명당 자리를 잡기 위해 나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관람객들은 잔디나 넓은 계단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쌀쌀한 날씨 탓에 담요나 침낭 등을 두르고 추위를 견디는 이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행사장 일대에서 파는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한 젊은 여성은 연인과 함께 편의점에서 '한강 라면'을 끓여 자리로 돌아갔고, 중년 남성은 노점에서 판매하는 닭강정을 손에 들고 자리를 떠났다.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몰릴 인파를 앞두고 미리 대비하는 안전요원들도 이곳저곳에 보였다. 검은색 복장의 안전요원들은 경광봉과 호루라기를 손에 쥐고 길목마다 서 주변을 살폈다.

오후 5시부터는 점차 공원 일대에 인파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양손 가득 음식을 들거나, 짐이 담긴 손수레를 끄는 관람객들이 공원 진입로를 향했다.

공원 내부는 이내 관람객들로 가득 찼고 인파를 관리하는 경찰과 안전요원, 자원봉사자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관계자들은 5~10m 간격으로 서서 마이크와 확성기 등을 활용하며 "멈추지 말고 이동해주세요" "우측통행해 주세요" 하고 소리쳤다.

정체가 생기고 인파가 밀집되면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통행 흐름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1시 사전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축제는 오후 7시 개막식과 함께 공식 행사가 진행되면서 무르익기 시작했다.

오후 7시26분. 첫 폭음이 들리고 불꽃이 검은 하늘을 밝히자 관람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각자의 휴대전화 셔터를 누르며 터지는 폭죽 소리에 맞춰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섬광'(Flashlight)을 주제로 한 한국(한화)팀의 불꽃 연출이 시작되자 관람객들의 흥분이 고조됐다. 관람객들은 "우와" "진짜 예쁘다" "대박" 등의 환호를 보냈다.

하늘에서는 마치 기관총을 쏘는 듯한 폭음이 연달아 터졌다. 관람객들은 입을 벌리거나,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반짝이는 폭죽을 눈에 담았다.

자녀 넷,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은 강모(34·서울 영등포구)씨는 "작년에도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기억에 남아서 오늘도 또 찾았다"며 "아이들이 '하트', '스마일' 모양 폭죽이 터지는 걸 가장 좋아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첫 직관을 나왔다는 박모(38·서울 송파구)씨는 "밖에서 직접 보니 화약 소리가 귀를 때리는 게 마치 콘서트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불꽃이 정말 아름답고 다음엔 조금 더 가까운 자리에서 폭죽 소리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8시46분을 끝으로 불꽃 연출이 마무리되자 관람객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행사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시민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 일대에 100만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계기관은 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준비에 나섰다.

주최사인 한화는 1200명의 한화 임직원 봉사단을 포함해 총 3400여명의 안전관리·질서유지 인력을 투입했다.

서울시는 안전관리를 위해 주최사인 한화를 비롯해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구, 서울경찰청 등과 함께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했다.

서울경찰청은 공공안전차장의 총괄 지휘 아래 영등포·용산·마포·동작경찰서장을 권역별 책임자로 지정하는 등 총 2417명의 경력을 인파 관리에 동원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5호선 여의나루역은 역사 내 혼잡에 따른 조치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이날 여의도 일대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민간 개인형 이동장치, 전기자전거 대여와 반납도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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