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일본에서 1만엔 신권 지폐가 축의금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야후재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발행된 1만엔 신권에 실린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과거 불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해당 지폐를 결혼 축의금으로 쓰는 것은 예절에 어긋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시부사와는 19세기 말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 일본 경제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로 불린다.
현 미즈호그룹의 전신 '다이이치 국립은행'부터 기린맥주, 제국호텔, 도쿄해상화재보험 등 무려 500개 기업의 설립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으며, 도쿄증권거래소의 창설에도 가담했다. 또 일본 최초의 은행인 제일국립은행 초대 총장을 지내는 등 사실상 현대 일본 경제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그런데 시부사와는 본처와 불륜녀를 한집에 들여 동거하며 외도를 저질렀다. 집안에서 일하던 여종에게도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부사와가 불륜을 연상하기 때문에 결혼식 축의금을 낼 때에는 신권 1만엔 대신 후쿠자와 유키치가 그려진 구권 1만엔을 사용하는 것이 매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신권과 구권 모두 통용된다.
실제 야후재팬 조사 결과 약 30%의 일본인들이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그려진 지폐를 축의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예절 위반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커지자 시부사와의 고향인 후카야시의 코지마 스스무 시장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당혹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코지마 시장은 "시부사와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사람'으로, 여성뿐 아니라 모든 이를 온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부사와는 일제강점기 경성전기의 사장을 맡으며 한반도 경제 침탈에 앞장섰다. 또 대한제국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면서 지폐에 자신의 초상화를 새겨 우리나라에 치욕을 안긴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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