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 입주, 최소 15개월 기다려야…인천에선 16년 걸린 곳도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건설임대주택(국민임대·영구임대·행복주택·통합공공임대)의 예비 입주자로 선정됐음에도 입주까지 최장 16년의 대기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건설임대주택 연도별, 광역시도별, 주택유형별 입주대기 기간' 자료에 따르면 건설임대주택 최장 대기기간은 올해 인천 지역 영구임대주택에서 발생한 192개월이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6년에 달한다.

또 올해 제주 지역 국민임대에서는 최장 168개월(14년), 서울 지역 행복주택에서는 최장 97개월(8년1개월)의 대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장 입주 대기기간은 계약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기준일에 대기 중인 전체 예비자를 대상으로 작성된 것이다.

각 주택유형별 최장 입주 대기 기록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민임대의 경우 ▲2020년 129개월 ▲2021년 141개월 ▲2022년 153개월 ▲2023년 161개월 ▲2024년 7월 168개월 등 매년 그 수치가 높아졌다.

영구임대 역시 ▲2020년 당시 169개월에서 ▲2021년 163개월로 조금 낮아졌다가 ▲2022년 175개월 ▲2023년 185개월 ▲2024년 7월 192개월로 최장 대기기간이 점점 늘어났다.

가장 대기기간이 짧은 행복주택의 경우에도 ▲2020년 63개월에서 ▲2021년 75개월 ▲2022년 78개월 ▲2023년 90개월 ▲2024년 7월 97개월로 기다림의 시간이 계속 길어졌다.

이러한 건설임대주택의 평균 입주대기기간을 계산해본 결과 올해 7월 기준으로 각각 ▲국민임대 10.9개월 ▲영구임대 15개월 ▲행복주택 4개월 ▲통합공공임대 4개월로 나타났다. 평균대기기간은 최근 1년간 계약자 중 예비자 선정일로부터 실제 계약일까지의 평균 대기기간을 말한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임대의 경우 제주(28.7개월)와 서울(20.1개월) 등에서 입주까지 평균 20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고, 영구임대는 인천(24.3개월)과 대구(23.9개월), 부산(22.6개월) 등의 평균 대기기간이 제일 길었다. 행복주택은 제주(9.4개월)과 인천(8.1개월) 등에서 입주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평균 입주대기기간 역시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임대의 경우 ▲2020년 8.9개월 ▲2021년 7.8개월 ▲2022년 8.9개월 ▲2023년 10.6개월 ▲2024년 7월 10.9개월로 점점 대기기간이 늘었다.

영구임대 역시 2020년 9.8개월에서 올해 7월 15개월로 평균 대기기간이 점점 길어졌고, 행복주택 역시 2020년 2개월에서 올해 7월 기준 4개월로 두배가 됐다.

이처럼 공공이 제공하는 건설임대주택의 입주 대기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은 신혼부부, 저소득층 등 공공 건설임대주택 예비입주자들의 수요에 비해 그들이 원하는 입지와 면적 등의 기준을 갖춘 공공임대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건설공공임대주택에는 2인 이상의 다인 가구가 거주하기에는 곤란한 소형 면적 주택들이 많아 일부 중대형 면적 주택에만 입주 대기가 몰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연희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서 장기간의 입주대기는 심각한 문제"라며 "LH는 입주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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