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완벽주의자인가요? [조수원 BOOK북적]

기사등록 2024/10/05 07:00:00

최종수정 2024/10/05 08:20:16

토머스 커런 교수 '완벽이라는 중독'

[서울=뉴시스] 토머스 커런(사진=유튜브 TED강연 갈무리) 2024.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토머스 커런(사진=유튜브 TED강연 갈무리) 2024.10.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우리는 불만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에 얽매여 주저앉고도 또다시 완벽해지려고 애쓴다.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별 어려움 없이 완벽해 보이기 때문이다."(9쪽)
이 책 '완벽이라는 중독'은 ‘가지지 못한 것들, 끝내지 못한 것들, 그래서 버리지 못하는 것들’로 인해 고민하고 아파하는 우리 모두의 연대기이자, 결국 자신을 인정하지 못해 늘 불행한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완벽주의 전문가로 유명한 토머스 커런 런던정치경제대 심리학과 교수로, 4만 명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고 10년 간의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완벽주의데 대한 결과를 밝혀냈다. 불안, 집착, 좌절, 우울, 번아웃, 수치심, 적대감감이 어떻게 우리 삶을 혼란에 빠트리지 성찰하게 한다.

한때 자신도 완벽주의자였다는 토머스 커런은 "완벽주의는 성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성공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토마스 커런은 완벽주의를 개인 차원이 아닌 사회·문화적 산물로 파악했다. 우리의 행동 방식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 방식에서 영향을 받는다"며 "본능에 따라 그저 남이 하는 대로 행동하기에 결코 무리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배척 당하거나 파문 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의 방향을 실제로 움직이는 건 어떤 신성한 인격이 아니라 사회적 바람이다. 우리는 일하거나 양육하거나 공부하거나 소셜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릴 때, 특히 오늘날 우리 내면을 가 채운 두려움이나 의심에 시달릴 때 무리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27쪽)
커런은 완벽주의자를 ▲자기지향형 ▲타인지향형 ▲사회부과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제시했다.

그는 자기지향형에 대해 "내면의 지시에 따라 '나는 완벽해야 하고 완벽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 방식'을 골자로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타인지향형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사회부과형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타인이 내가 완벽하길 기대한다"고 분석한다.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고독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 인정 욕구, 열악한 인간관계 등을 보인다"며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도 취약하다"고 했다.

책에서는 세 가지 유형의 완벽주의자들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예를 들면 타인지향 완벽주의자의 가장 악명 높은 인물로 스티브 잡스를 소개한다. 그의 일화는 부하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때로 격분하는 성급한 관리자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유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잠시 묵은 호텔 스위트룸에서는 피아노의 위치와 장식된 꽃을 교체해달라 요구하고, 세탁기 한 대를 사기 위해 2주 동안 매일 밤 가족회의를 할 정도였다니. 이처럼 완벽주의는 사적이면서 공적이고, 개인적이면서 관계적이라는 다양한 측면들을 가진다.

"수치심은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이다. “나는 충분히 완벽하지 않아.” “모두 내게 완벽하길 기대해.” 이것이 바로 공급자 중심 경제의 이미지에 갇힌 새로운 세대의 내적 대화이다."(182쪽)
더 심각한 문제는 완벽주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신체적인 문제를 포함한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이 사회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2021년 유출된 페이스북의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청소년의 약 절반이 완벽하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약 40%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10대 미국 청소년의 6%와 영국 청소년의 13%가 자살 충돌을 느끼는 이유의 하나로 인스타그램을 들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토머스 커런은 다양한 조사와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완벽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와 원인을 진단하고, 2050년에는 특히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사회에 극심한 공포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불안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그녀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새로운 불안감을 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지만 보장해주는 것은 별로 없는 기업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일상의 압박이 계속 밀려들었다."(273쪽)


그렇다면 완벽주의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숨통이 트일 방법은 무엇일까?

이 정상적이지 않은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화의 시작은 완벽주의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해결책으로 그는 "우리 자신과 한계, 더 넓은 세상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어떻게 우리의 가장 깊숙한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아주 맑고 깨끗한 인식을 기반으로 한 수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완벽의 허울 아래 있는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찾을 수 있다"고 전한다.
"계속 나아가자.(중략)..진정성 있는 결정을 내릴때면 자연스러운 기쁨이 더욱 느껴질 것이다….당신은 아름답고 불완전한 지구의 아름답고 불완전한 자아 안에서 만족스럽게 사랑하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 부디 싸워서 얻어내길."(302~333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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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완벽주의자인가요? [조수원 BOOK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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