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우연과 우발성의 세계는 거대한 사건에만 놓여 있지 않다.
그리스 해변에서 관광객이 바다로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둘러 수색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열여덟 시간 후 발견돼 기적적으로 살았다. 바닷물에 떠 있는 작은 축구공 하나가 그의 생과 사를 가른 것이다.
관광객의 생존기가 TV에 보도되자 누군가는 놀라고 말았다. 그 작은 축구공은 자기 아이들이 실수로 바다에 빠뜨렸고 건지기를 포기했던 축구공이었기 때문이다. 결코 중요하지 않은 선택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책 '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웅진지식하우스)는 역사, 정치학, 철학, 경제학, 진화생물학, 지리학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이야기한다.
역사는 곳곳에서 벌어진 굵직한 사건을 두고 명백한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만, 세상 모든 일은 그리 간단하게 원인을 규정할 수 없다.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고 거대한 움직임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국제정치학자 브라이언 클라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학 교수는 이 책에 사회과학과 카오스 이론, 역사, 진화생물학, 철학, 지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최신 논문을 바탕으로 우연한 개인적 사건과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을 엮어내며 세상의 움직임을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한다.
개인의 우연한 사건이 어떻게 세상을 뒤집을 만한 우발적 사건으로 기록되는지, 왜 인간은 혼돈을 외면하는 우를 범하고 정돈된 공식과 데이터로 더 큰 문제에 직면하는지, 질서와 법칙을 찾으려는 시도는 왜 결국 헛된 투쟁이 됐는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는 어떤 이점을 불러오는지에 대해 알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