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후보 토론회에 조전혁만 초청 논란…규정 어떻길래

기사등록 2024/10/04 13:10:30

최종수정 2024/10/04 16:26:17

선관위 토론회 초청 조건에 '조전혁'만 부합

前선거서 10% 이상 득표·여론조사 5% 지지

정근식 "TV토론 중단 가처분 신청 검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비민주적이고 편파적인 선거방송을 강력 규탄한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나선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4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사전투표일(11~12일)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선거 유세에만 활용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그가 '규탄'에 나선 이유는 KBS TV토론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KBS는 오는 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후보 토론회 공식 초청 대상자는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 단 한 명이라고 각 후보 측에 전달했다.

왜 '조전혁'만 초청했나…선관위 "선거법 따랐을 뿐"

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KBS가 당초에 조 후보 만을 초청한 프로그램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 KBS에서 방송될 프로그램명은 '열린토론', 즉 여러 후보들의 토론회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나선 윤호상·정근식·조전혁·최보선 후보 중 법정 토론회 대상 기준을 충족한 건 조 후보뿐이었다는 게 서울선관위의 설명이다.

현재 공직선거법 제82조의2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법정 토론회 대상을 직전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사람 혹은 선관위 기준에 부합하는 당해 선거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를 확보한 자로 제한한다.

앞서 CBS, 쿠키뉴스 등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서울선관위는 이 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선관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22조에 따라 지상파TV, 종합편성채널, 전국 일간지 등이 의뢰한 여론조사 만을 인정하고 있다.

공식 초청 대상자가 한 명이기 때문에 KBS는 토론 없이 조 후보만 참여하는 30여 분의 대담 프로그램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선관위 관계자는 "조 후보는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23.49%의 득표율을 얻었기 때문에 토론회 초청 대상이 맞다. 하지만 그 외의 후보들은 법적 기준에 충족하지 않았다"고 뉴시스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식 초청 대상이 아닌 3인의 후보는 별도의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행법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방문해 정문 앞에서 순직 교사를 추모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0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방문해 정문 앞에서 순직 교사를 추모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03. [email protected]

정근식 "납득할 수 없어…TV토론 중단 가처분 신청 검토"

정 후보는 선관위의 결정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KBS TV토론을 중단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법적 대응까지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크게 문제를 삼은 지점은 서울선관위가 인정하는 여론조사의 범위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종로구 서울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BS가 지난 9월30일부터 10월1일까지 이틀 간 진행한 지지율 조사에서 (나는) 29.7%를 얻어 조전혁 후보보다 6.4%p 앞섰다. 또 쿠키뉴스가 지난 9월28일 진행한 지지율 조사에서도 29.2%를 얻어 조 후보보다 4.8%p 앞섰다"며 "여론조사 1등 후보를 제외한 KBS 후보초청 토론회 선관위를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는 언론기관의 범위를 TV지상파, 종편, 전국 일간지로 정해 이들의 여론조사가 없다면 어떤 유력 후보도 토론회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2022년 경상북도 교육감 선거에서도 1인 만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 아닌 토론회를 개최하여 지탄을 받은 바 있음에도 선관위는 이에 대한 개선을 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선관위의 부당한 조전혁 1인 초청 토론회 강행을 즉각 철회하라"며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선관위가 이런 불합리한 규정을 두고 정책토론회를 운영한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근식 캠프는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TV토론 강행 중단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 후보가 언급한 CBS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월 30일~10월 1일 이틀간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4자 대결 결과다. 무선 ARS 자동응답 조사(무선 100%·무선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로 진행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쿠키뉴스 여론조사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9월28일 하루 동안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무선ARS(무선 RDD 100%) 방식으로 실시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0.5%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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