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당행위…꼭 대표 이름으로 해야 하나"
김재섭 "한, 공력 너무 써…다른 데 쓸 일 더 많아"
친한, 배후설 제기…"뭘 믿고 아직 사퇴도 안 해"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김대남 녹취' 의혹과 관련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상조사는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당시 한동훈 후보를 공격 사주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인데, 당 차원에서 내부총질에 힘을 뺄 필요가 있느냐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로 여권 내부 갈등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진상조사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해당행위"라며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표 워딩으로, 대표 측근들이 모두 나서서 이렇게 이슈를 키워야 되느냐. 일단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고소, 고발한 사건도 없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한 대표 입장에서는 덮고 가는 것보다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묻자, 나 의원은 "윤리위도, 조사도 할 수 있는데 그걸 꼭 대표 이름으로, 대표 입으로 해야 하나"라고 답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느냐'고 재차 물으니 "이게 용산을 겨냥한 거냐 또는 친윤들을 겨냥한 거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아니면 지도부에 불리한 게 있나 그런 생각까지 들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왜 이렇게 키울까.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왜 아직까지 우리 당은 총선백서 공개를 안 하나 모르겠다"며 "지도부가 본인들에게 유리하든 불리하든 이런 것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당내 소장파로 꼽히는 김재섭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단 시동은 걸렸으니 진실 규명은 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대표가 김대남 녹취록과 관련해 공력을 너무 많이 쓰는 느낌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대남이라고 하는 사람 자체에 대해서 여당 대표가 그 정도로 힘을 써야 될 만한 정치적 입지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그냥 본인 스스로가 과잉 충성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통령실에서 배후 지시가 있었던 거라면 나도 참지 않겠다. 이런 분명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 공력을 많이 쓰는 느낌"이라며 "그 공력을 오히려 다른 데 쓸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배후설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김 전 행정관이 한 대표와 관련된 대외비 내용을 파악하게 된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70억원을 들여 개인 이미지 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고 사주에 의한 보도라는 것이다.
또 금융 관련 경력이 없는 김 전 행정관이 총선 이후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재직하게 된 점도 의심스럽게 보고 있다. 연봉 3억원에 차와 기사가 제공되는데 행정관에게 돌아갈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총선백서팀에서 논의가 됐었던, 확인 중이었던 대외비이고 극소수의 사람, 백서팀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던 내용인데 어떻게 김대남이라는 사람의 손에 들어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용산에서는 3급 행정관에 불과하다고 김대남씨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전직 의원급이나 갈 수 있는 자리에 갈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온 나라가 시끄럽게 됐는데 아직 사퇴를 안 하고 있다"며 "뭘 믿고 사퇴를 안 하고 버티느냐. 이게 가능한 건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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