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울산에서 근무 중인 한 소방관이 족구를 못 한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귀를 물리고 폭언까지 듣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울산소방본부 소속 7년차 소방대원인 A씨의 제보가 다뤄졌다.
A씨는 지난 1월 울산의 한 119 센터에 파견을 나갔다가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체력 단련 시간 족구를 하던 중 공을 놓치고 서브 실수를 했다가 팀장이 다가와 얼굴과 어깨를 감싸고 귀를 물었다.
당시 팀장은 "실수하면 또 물 거다. 다른 직원들도 이렇게 배웠고 그래야 실력이 빨리 는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공을 던지는 순간 팀원에게 다가가 얼굴을 감싸 쥐고 밀착하는 팀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팀원이 실수할 때마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귀를 깨물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5번이나 깨물었다. 한 번은 깨물다 입술이 귀에 닿는 느낌도 느꼈다.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그렇고 성적 수치심까지 느꼈다"며 "양쪽 귀에 시퍼렇게 물린 자국이 남았고 붓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급기야 팀장은 "마음대로 안 되면 머리를 잘라야지" "발목을 잘라야지" "족구, 배드민턴, 탁구는 무조건 해야 소방관 생활할 수 있다" "소방관 하기 싫냐. 그만하게 해줄까" 등 욕설과 협박을 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에 따르면 팀장과의 사이는 해당 근무지에서 지원 근무를 시작하던 1월 초부터 좋지 않았다.
팀장은 "대가리(머리) 엄청 크네. 앞으로 '대만'으로 부르겠다. 대가리 만평이다" "너는 전체적인 신체 비율이 좋지 않으니, 윗옷을 바지에 넣어 입어라" 등 A씨의 신체를 가지고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관용차를 타고 순찰을 다녀온 A씨에게 쓰레기를 왜 안 치웠냐고 물으며 멱살을 잡고 폭행하기도 했다고.
팀장의 모습만 봐도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A씨를 결국 팀장을 강제추행치상, 폭행죄로 고소했다.
고소 사실을 접한 팀장은 A씨에게 사과하면서도 "내 진로가 또 바뀌네. 여행 가는데 선물로 (고소를) 줘버리네"라며 비아냥거렸다.
팀장은 현재 다른 곳으로 인사이동을 받아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팀장이) 직위 해제되고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현재 팀장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불안증과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팀장은 '사건반장' 측에 "아직 경찰 조사 전이라 답변드릴 수 없다. 이른 시일 내에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그에 따른 징계를 받을 각오는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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