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감사' 축구협회, '징계 가능성 언급' FIFA 공문 받았다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에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FIFA는 지난달 29일 축구협회가 문체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부터 여러 의혹을 추궁 받고 있는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튿날 축구협회가 수신한 공문에는 FIFA 규정과 회원 협회가 준수해야 할 의무가 적혀 있었다.

FIFA 정관 제14조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선 안 된다', 제15조 '어떠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도 독립돼야 한다'가 강조됐다.

특히 제14조의 경우 회원 협회의 잘못이 아니어도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관련된 논란으로 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홍 감독, 정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올해 7월 축구협회 감사에 돌입했던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난 2일 중간 발표 중 밝혔다.

FIFA는 축구협회가 외부 간섭을 받고 있는 걸 주시하면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 중간 발표 중 제기됐던 문제들을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먼저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 이사가 홍 감독 결정을 추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가 행하는 추천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전력강화위원회의 업무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 이사가 추천된 후보와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이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다른 면접 과정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홍 감독의 자택 근처에서 4~5시간을 기다린 것을 외국인 감독과의 만남을 위해 수일간 출장 비용과 시간을 들여 유럽으로 건너간 것과 비교했을 때 만남의 방식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먼저 면담한 두 외국인 감독 후보들은 현재 팀이 없는 무직이지만 홍 감독은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면 소속 구단과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제안 방식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축구협회는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겠다"며 "문체부가 우려를 표한 부분들을 적극 고려하고 반영해 추후 관련 규정의 세칙을 신규 제정하거나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남겼다.

한편 문체부는 이달 말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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