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위증교사 1심 선고 앞두고 당 장악력 강화 집중
'경제성장전략위' 띄우고 '인재위원회'도 출범
인재풀 확대·정책역량 강화로 집권플랜 조기 가동
10·16 재보선도 총력전…선거 승리로 사법리스크 희석 의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가 다음 달 연이어 예정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중대 갈림길에 섰다. '운명의 11월'을 맞게 된 이 대표는 당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집권 능력을 부각하는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 맞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한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는 이 대표가 출범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경제 성장 전략을 전담하는 기구로, 이 대표의 대권 플랜인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발굴할 것으로 전망된다. 먹사니즘은 이 대표의 실용주의 정치철학을 압축하는 슬로건으로 대표 공약인 기본사회를 비롯해 성장, 중산층 복원 등 민생·경제 어젠다를 관통한다.
전략위는 크게 신기술·신산업 전략을 담당할 '신성장 전략 분과위'와 지역 소멸 해법 등을 논의할 '지역경제 발전 전략 분과위',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모색할 '지속 가능 성장 분과위', '중소상공인 기업 성장 분과위' 등 4개 분과로 나눠 활동한다.
위원장은 기업인 출신의 이언주 최고위원이 맡았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며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성장 담론을 이끌고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 역할과 관련해 "사회경제적 양극화 불평등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추구하면서 기후변화, 세계경제 침체, 국가 간 대립 심화 등을 극복하고 인공지능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시대적 흐름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재 풀을 넓히는 작업도 본격화한다. 이 대표 지시에 따라 구성된 당 인재위원회는 전날 첫 회의를 열었다. 인재위원회는 보통 정당들이 대선·총선 같은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꾸리는 만큼 이 역시 집권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활동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결사체"라며 "각종 선거가 치러지지만 그중에서도 국가의 살림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의 본질상 집권을 당연히 제1의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권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필요하지만, 첫째가 인물일 것"이라며 "둘째가 정책, 셋째로는 전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지역 또는 부문으로의 당의 지지 확산, 이런 것이 중요한 과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산하에 집권플랜본부를 설치하는 방안과 정책위 산하에 민주당 집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구를 별도로 두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당 결속과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10·16 재보궐 선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일 전남 영광과 부산 금정을 차례로 방문해 지원 유세에 나선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지원 사격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작은 선거지만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이 대표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됐다. 더욱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전면에 나서면서 대표들의 정치적 위상을 건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결과에 따라 지도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 선거가 2년 6개월가량 남았지만 이재명 대표의 대선 준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재명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유력한 대권주자임을 부각해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