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과학원 "지난 8월 관측 이래로 가장 큰 빙하 손실"
스위스, '자연 경계' 빙하 녹아 이탈리아 방면 국경 확대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파괴적인 기후 위기 탓에 스위스 빙하가 2년 사이 10%가량 사라졌다.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이탈리아와 국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BBC,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위스과학원(SCNAT) 빙권(氷圈)관측팀은 1일(현지시각) 지난 7~8월 자국 빙하 2.5%가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평균치보다 높은 것이다.
스위스과학원은 "지난 8월은 관측 시작 이래로 가장 큰 빙하 손실이 기록된 달"이라며 "기후변화의 결과로 빙하설(氷河舌)의 후퇴와 붕괴는 계속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하 연구단체 글래모스(GLAMOS) 소속 전문가는 주시해 온 빙하의 절반 이상이 여름 내내 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빙하 최상부 측정 지점 일부에서는 얼음이 1m 이상 녹아내렸다고 덧붙였다.
원인으로는 두 달 동안 이어진 고온, 적은 강설량, 남풍을 따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온 열기가 지목됐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가 있는 국가다. 지난해 전체 빙하 부피의 4%가 사라졌다. 이는 한 해 만에 6%가 감소한 2022년 이래로 단일 연도에 두 번째로 많은 감소량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해빙으로 알프스산맥을 두고 국경을 맞댄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국경선을 새로 그리게 됐다. 자연적 경계선 역할을 해온 빙하가 녹은 탓이다.
알프스산맥의 한 봉우리인 마터호른산 일대와 여러 스키 리조트 근처에서는 이탈리아 측 국경이 밀리면서 스위스 영토가 늘어났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협정은 지난달 27일 스위스 측에서 승인했다. 이탈리아가 아직 이를 동의하지 않아 새 국경 개정안이 발효되지는 않았다.
정확한 국경 변경 사항은 양국이 모두 서명하면 공표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