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보급 공로…2일 이동섭 국기원장, 단증 수여
재미 태권도 사범 이준구, 이소룡 등과도 교분 쌓아
[서울=뉴시스] 이준구 기자 = 이동섭 국기원장이 2일 재미 배우이자 태권도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노력한 공로로 바비김(본명 김웅경)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을수여했다.
명예 9단은 국기원에서 부여하는 가장 높은 영예와 인정을 나타내는 단계다. 태권도 공인 9단은 8단 승단 이후 9년이 지나야 심사자격이 있을정도로 어려운 관문이며 9단 승단자는 1년에 10명쯤 나올 정도다.
바비김은 1975년 박우상 감독의 '죽음의 승부'로 데뷔, 당시 인기를 끌던 태권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하고 한용철과 더불어 쌍두마차로 인기를 끈다. 바비김의 등장으로 태권영화는 전성기를 맞으면서 태창흥업은 독사, 국제경찰, 왕룡, 귀문의 왼발잡이, 사대독자 등 2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콧수염이 닮아 '한국의 챨스 브론슨'으로 불리는 그는 태권도 사범다운 화려한 기술로 스크린을 압도하면서 중후하면서도 믿음직스러운 정의의 사도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미국으로 돌아가 덴버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교민들을 위한 봉사활동과 영화 속에서 보여준 정의의 사도 역할을 83세의 나이에도 계속 해내고 있다.
용강초등학교와 동도공고, 우석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대학 재학 시절부터 동두천에서 미군들의 태권도 교관을 지냈다. 바비는 로버트란 이름의 애칭이다.
1969년 미국으로 와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그는 재미 태권도 사범 이준구 씨(작고)가 주최한 무술대회에서 이소룡과 함께 시범을 보이며 이소룡과도 교류를 했다.
한편 태권도 명예9단은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와 대만 총통, 크로아티아 대통령, 인도네시아 대통령, 바레인 국왕 등 국가원수급들에게 수여한 가장 큰 영예로 국기원 창립 이후 단 22명만이 명예 9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바비김 선생께서는 한 평생을 태권도 보급에 힘써오신 분으로 명예 9단이 되시기에 충분한 분"이라며 "앞으로도 태권도의 전도사로서 끝까지 헌신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